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초개인화'라는 무기를 내세워 종합 운용사 최초로 로보어드바이저(RA) 일임 서비스를 시작한다. 실무 경험이 풍부한 운용역이 개발한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개인 맞춤형 연금 투자를 대신해 준다. 향후 연금 시장에서 입지도 더욱 공고히 다질 전망이다.
15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간담회를 열고 퇴직연금 전용 RA 'M-ROBO'를 소개했다. 'M-ROBO'는 인공지능(AI)에 기반한 퇴직연금 RA 일임 서비스다. 검증된 알고리즘으로 투자자 개인마다 맞는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주고 그에 따라 개인형 퇴직연금(IRP) 적립금 운용을 지시하는 방식이다.
기존에 운영하던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는 일임형이 아닌, RA가 구성한 포트폴리오를 가입자가 확인 후 승인해야 하는 구조였다.
퇴직연금 시장이 급속도로 확장하면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12월 가입자가 일일이 확인 후 승인해야 하는 한계를 벗어난 '일임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 인공지능 RA가 가입자를 대신해 운용 일체를 도맡아 지시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미래에셋운용은 종합 운용사 중 처음으로 자체 플랫폼을 내걸고 RA 일임 서비스를 시작한다. 투자자에 높은 수익률을 안겨주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적립부터 인출까지 책임지는 '초개인화 은퇴자산관리 솔루션'으로 거듭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준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은 "연금에선 미래에셋이 최강자"라고 호언하며 "지난 2017년부터 자체 로보 엔진을 이용해 다양한 전략과 펀드를 운용해 왔다.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2025년에 고객께 서비스하게 됐다"고 말했다.
"'중관여 투자자' 위한 전략 부재했다…적립에서 인출까지 책임질 것"
미래에셋운용은 기존 연금 시장이 퇴직연금 외형 확대에 집중해 원리금 보장형 고객들을 끌어모으는 양상이었다고 진단하면서 앞으로의 연금 시장은 투자자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사업자에게 연금을 맡기고 투자에 거의 관여하지 않는 '저관여 투자자'와 직접 ETF를 선별해 투자하는 '고관여 투자자' 사이에 있는 '중관여 투자자'에 주목했다. 퇴직연금에 관심이 있고 투자할 의향도 있지만 금융지식 접근이 어렵거나 투자를 알아볼 시간이 부족한 투자자들이다.
손수진 ETF연금마케팅부문 대표는 "중관여 투자자를 겨냥한 전략이 그동안 부재했다"며 "적립에서 인출까지 책임지는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적립 단계에서는 개인화 중요도가 낮을지 몰라도 인출 단계로 가게 되면 퇴직소득세, 연금소득세 등 모든 것을 관리해야 한다"며 "결국은 개인화가 필요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M-ROBO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현재도 그렇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연구와 개발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운용은 M-ROBO가 회사의 퀀트 역량과 AI 운용 역량을 결합한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래에셋운용이 지난 2019년부터 AI에 기반해 운용해 온 미래에셋AI글로벌모멘텀 펀드는 운용 기간동안 7.9% 수준의 변동성 아래 7.2% 수익률을 꾸준히 올렸다. 해당 펀드는 현재 트럼프 관세 정책으로 자본 시장이 요동치는 와중에도 손실을 방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래에셋운용은 로보어드바이저를 위해 다양한 자산에 다양한 전략으로 대응하는 핵심적인 12개의 알고리즘을 선정했다. 특정한 자산 배분 영역에 치중하지 않고 너무 많은 옵션도 지양했다는 설명이다. 해당 알고리즘은 코스콤 테스트 베드에 등록돼 있으며 대부분이 상위 50% 이내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창헌 미래에셋자산운용 로보어드바이저운용본부 본부장은 실제로 로보어드바이저 프로그램을 시연하면서 "미래에셋운용 알고리즘의 핵심과 차별화 요소는 운용 인력의 도메인 지식"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운용에 전문적인 지식과 역량을 갖춘 운용역이 AI를 직접 교육하고 직접 알고리즘을 개발했다"며 "단순히 기술력에 기반한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아닌, 운용 매니저의 통찰과 경험이 녹아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래에셋, M-ROBO로 퇴직연금 '모터'…위상 더 높이나
이번 M-ROBO의 등장으로 미래에셋그룹이 시장에서 경쟁사들과 더욱 격차를 벌릴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미래에셋은 증권과 자산운용사까지 공격적으로 퇴직연금 사업을 확대해왔다. M-ROBO가 퇴직연금 사업에 더욱 모터를 달아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손수진 대표는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이 현재 만만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자의 연금 자산이 얼마나 좋은 성과가 나는지는 우리의 가장 큰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 해외 계열사들과 협업으로 지속 가능한 서비스를 드리기 위해서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준용 부회장은 "퇴직연금은 단순히 노후 자산 보장을 넘어 삶의 질에 직결된다. 적립 위주로 경쟁을 펼치는 시장이었지만 궁극적으로 가장 중요한 건 수익률"이라며 "편안한 노후의 동반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M-ROBO는 오는 18일 하나은행의 '하나원큐' 앱에서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이후 △미래에셋증권 △국민은행 △농협은행 △신한은행 △기업은행 △BNK부산은행 △경남은행에서 연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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