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사 렛츠필름과 아우라픽처스는 정지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제주 4·3사건 소재 영화 '내 이름은'이 촬영을 시작했다고 3일 밝혔다.

지난 1일 정 감독을 비롯한 '내 이름은' 제작위원회 위원들은 제주4·3평화공원에서 사건 희생자들에게 참배하는 것으로 본격적인 촬영 일정을 시작했다. 2일에는 주정공장수용소 4·3역사관에서 열린 위령 굿을 스케치했다.

제작사는 "'내 이름은'은 '정순'과 '영옥'이라는 이름을 고리로, 1948년 제주4·3으로 생긴 상처가 1980년대 민주화 과정의 격랑과 진통을 거쳐 1998년에 이르러 그 모습을 드러내고, 2025년 오늘 어떤 의미로 미래 세대와 연결되는가를 찾아가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내 이름은'은 제주4·3 평화재단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공동으로 주최한 4·3 영화 시나리오 공모전 당선작이다. 드라마 '더 글로리', '마스크 걸' 등에 출연한 엄혜란 배우가 '정순' 역을 연기한다.

제작사는 오는 6월까지 촬영을 마친 뒤 내년 4·3 주간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작사 측은 "우리 질곡의 현대사를 관통하는 아픈 통한의 역사인 제주4·3의 '이름 찾기'를 화두로 삼는다"며 "76년 전 제주에서 비상계엄으로 희생당한 이들과 제주4·3을 폭동으로 왜곡하고 폄훼했던 지난 역사를 뒤로 하고 제주4·3의 제대로 된 이름을 찾고자, 제주 전역에서 촬영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