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액화석유가스(LPG)에서 액화천연가스(LNG)로 사업다각화에 성공한 SK가스가 2025년을 LNG·발전 사업의 원년으로 삼고, '울산 사업모델'을 중심으로 '넷 제로 설루션 프로바이더'로의 도약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SK가스는 지난 25일 울산에 있는 세계 최초 LNG·LPG 듀얼발전소인 울산GPS와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에서 미디어 투어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윤병석 SK가스 대표이사 사장, 조승호 울산GPS 대표, 이성모 KET 부사장이 참석해 도입·트레이딩부터 저장·공급·발전까지 LNG 전주기를 아우르는 사업 모델을 소개하고, 각 법인의 향후 성장 전략을 공유했다.
먼저 SK가스는 한국석유공사와 합작해 건설한 국내 첫 석유·가스 복합 에너지 터미널 KET를 소개했다. KET의 LNG 터미널에는 현재 2기의 저장탱크가 완공됐고, 1기가 추가 건설 중이다. 총 3기 기준 저장 용량은 64만5000㎘이며, 하역·저장·기화·송출 기능을 갖춘 설비가 갖춰져 있다.
KET는 울산 내 대규모 석유화학단지와 발전사를 주요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으며, 향후 SK가스 클린에너지복합단지(CEC)에 구축될 추가 LNG 탱크 2기를 포함해 총 6기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34년까지 국내 천연가스 수요의 13.7%를 공급하는 메이저 사업자로 성장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KET는 LNG 벙커링·LNG 냉열 활용 등 사업 다각화에도 나설 계획이다. 특히 벙커링 전용부두를 활용해 선박용 연료를 LNG로 대체 공급할 예정이며, 현재는 활용되지 않고 있는 LNG 냉열을 향후 AI 데이터센터 등 수요처에 공급해 에너지 효율 향상과 비용 절감을 도모할 계획이다.
이성모 KET 부사장은 LNG 벙커링 사업의 경쟁력으로 입지 조건, 인프라, 소싱 능력을 꼽았다. 그는 "국내 최대 수출입 항만인 부산항에서 가장 가까운 벙커링 부두를 갖추고 있으며, 터미널 설계 단계부터 벙커링 사업을 고려해 시공한 만큼 운영 효율도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SK가스의 트레이딩 싱가포르 법인이 국제 LNG 시장에서 제3자 트레이딩을 수행하고 있어 구매 경쟁력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LNG 냉열 활용 사업은 현재 울산에 AI 데이터센터가 들어서지 않은 상황이라 기술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다"라며 "냉열은 아직 규제나 법적 기준상 활용 가능한 에너지원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라고 덧붙였다.

SK가스는 이날 행사에서 울산GPS의 사업적 의미와 경쟁력도 함께 소개했다.
지난해 12월 상업가동을 시작한 울산GPS는 세계 최초 기가와트(GW)급 LNG·LPG 겸용 가스복합발전소다. 최신 가스터빈(2기)과 스팀터빈(1기)으로 구성돼 있어 발전효율이 높고 급전 순위의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발전용량은 1.2GW로 연간 생산 전력량은 280만 가구가 1년간(가구당 月250kWh 이용 기준)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울산 GPS는 연간 90~100만톤 규모의 LNG를 공급받아 활용하는 SK가스 LNG 사업의 최대 수요처다.
조승호 울산GPS 대표는 대규모 전력 수요처를 배후에 두고 있어 발전을 위한 입지 조건이 매우 우수하며, LNG와 LPG를 모두 연료로 사용할 수 있어 경제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울산GPS의 강점으로 꼽았다. 주연료인 LNG 가격이 높을 때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LPG를 활용해 국제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클 때도 안정적인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조 대표는 "LNG는 국가 운영에 있어 필수적인 발전·난방 등에 사용되기에 가격 변동성이 큰 반면, LPG는 대체제의 성격을 가지고 있기에 가격 변동성에 한계가 있다"라며 "LNG 가격이 급등할 경우 상대적으로 저렴한 LPG를 활용하고, 반대로 LNG 가격이 안정되면 이를 주 연료로 사용하는 식으로 공급 전략을 유연하게 조정해 안정적인 전력 생산과 수익성 확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SK가스는 울산GPS와 KET를 기반으로 '점·선·면' 전략에 따라 에너지 밸류체인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개별 사업 기회 발굴(점) △사업 간 연결성 강화(선) △복합 사업모델 확대(면)를 통해 수소, 암모니아, 해외 ESS(에너지저장장치) 등으로의 연계도 추진한다.
특히 SK가스는 LPG와 LNG는 물론, 향후 수소와 암모니아까지 동시에 공급할 수 있는 인프라를 이미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갖췄다. 이를 바탕으로 에너지원 간 가격 경쟁력에 따라 고객 맞춤형 대체 에너지 설루션을 제공하고, 차별화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울산은 대규모 산업단지가 위치해 에너지 수요처와 공급처가 밀집해 있는 만큼, LNG 밸류체인을 기반으로 한 사업 확장 가능성도 높게 평가된다.
윤병석 SK가스 사장은 "KET와 울산GPS의 상업가동은 SK가스 사업다각화의 완성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점에 불과하다"라며 "올해는 LNG·발전 사업 첫해인 만큼 지난 40년간 LPG 사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해 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발전사업의 안정적인 오퍼레이션'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향후 LNG 벙커링, 수소, 암모니아, 해외 ESS 사업까지 연계해 넷 제로 설루션 프로바이더의 비전을 반드시 달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