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LG전자가 '열린 주총'를 진행했다.
주주뿐만 아니라 전 이해관계자에게 개방된, 말 그대로 열린 주주총회에서 조주완 LG전자 대표는 무대에 올라 직접 그간의 경영 성과를 알렸다.
함께 주총 주요 안건의 의결 과정은 물론이요 앞으로의 사업 전략, 방향성까지 투명하게 공개했고 이를 두고 소통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LG전자의 열린 주총을 보고 있자니, 올해도 역시 논란 속에 치러진 포스코홀딩스의 '꽉 닫힌 주총'이 머릿속을 스쳤다.
며칠 전 열린 제54기 포스코홀딩스 주주총회, 올해도 역시 주주들은 노동조합에 가입돼 있다는 이유로 주총장에 발을 들이지 못했다. 주식회사의 주인 '주주', 그 주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포스코의 주주들은 올해도 여지없이 빼앗겼다.
포스코의 노조원 주총 출입 차단은 10년째 반복되고 있다. 앞선 보도들을 보다 11년 전 기사에서 그 계기를 엿볼 수 있었다.
2014년 제46회 주주총회에서 한 주주가 당시 주총 안건이었던 70억원 규모의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을 비판하고 나섰다. 금속노조 포스코 사내하청지회 소속 조합원으로 알려진 그는 사내 이사 보수 한도를 낮추고 사내 하청 기업들의 처우를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
주총에 참여할 권리가 있는 한 명의 주주로서의 발언이었다. 하지만 그는 주총장에서 쫓겨났다. 그 이후로는 노조원이라면 그 누구라도 주총장에 입장하지 못했다. 무려 10년이란 시간 동안 말이다.
10년간 매해 주총 참여를 시도하는 노조원들과 이를 막으려는 포스코... 매해 자행되는 포스코의 권리 침해에 일반 주주들마저 피해를 입고 있다. 검열을 이유로 주총장 입장을 원천 차단해 일반 주주들이 주총장 근처도 못 가고 돌아가는 상황까지 번졌다. 하지만 포스코 측은 당당하게 말한다. "강성 노조의 방해가 우려돼 어쩔 수 없다"고 말이다.
심지어 어렵게 입구를 지난 주주들도 본회의장이 아닌 별도의 공간에서 영상을 통해 주총을 본다. 참여하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보는 것이다. 본회의장에 있는 경영진과의 소통은 당연히 꿈도 꿀 수 없다. '차라리 유튜브 생중계를 하지'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주주총회는 단순한 형식적 절차가 아니다. 주주들이 기업 경영에 직접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중요한 자리로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다. 모든 주주는 동등하게 주주총회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하지만 포스코는 이를 다른 방식으로 해석하고 있는 듯하다. 자의적 해석으로 주주의 참여를 차단하고 선별적인 소통을 이어가며 주주의 권리를 10년간 아무렇지 않게 침해하고 있으니 말이다.
보다 다양한 목소리들과 소통하고 기업 운영의 투명성을 높여가는 LG전자를 보다 보니, 10년째 선별적 소통 중인 포스코의 '꽉 닫힌 주총'이 머릿속을 스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