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S건설이 글로벌 수처리 기업 GS이니마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매각을 통해 재무 안전성을 확보한 후 다른 신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모듈러 주택'이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자회사인 글로벌 수처리 기업 GS이니마의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GS이니마는 해수담수화 및 하·폐수 정화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수처리 기업으로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매출액 4023억원, 순이익 38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GS건설 신사업 전체 매출(1조3921억원)의 40%를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로 자리 잡고 있다.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 분야에 속하는 만큼 이번 매각이 GS건설의 장기적인 성장 전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건설업 전반의 위기와 자금 확보의 필요성이 맞물리면서 매각 필요성은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다.
최근 건설업계 전반의 불황과 함께 GS건설은 부동산 프로젝트 지연, 원자재 가격 상승,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재무적 압박을 받고 있다. 특히 국내외 부동산 경기 둔화로 미분양이 증가하고 건설 원가 부담이 가중되면서 영업이익률이 감소하는 추세다. 또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 경색으로 인해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있다.
GS건설은 지난해 3분기 기준 5조6303억원의 차입금을 보유하고 있다. 순차입금은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으로 2023년 말부터 증가 추세를 보이다 지난해 3분기 다소 감소해 2조9000억원 수준이다. 여전히 재무 부담을 줄이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현재 GS이니마 인수 후보로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국영 에너지기업 'TAQA'와 캐나다 연기금 'CDPQ' 컨소시엄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약 2조원에 인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매각이 성사될 경우 GS건설은 재무구조를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GS건설이 재무구조 개선 이후 현재 추진중인 다른 신사업에 투자해 GS이니마의 빈자리를 매꿀 것으로 전망하며, 그 대안으로 모듈러 주택 사업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모듈러 주택은 공장에서 제작한 모듈을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공사 기간 단축과 비용 절감이 가능하며, 품질 관리에도 유리하다. 제조업 기반의 미래형 주택 사업으로 기존 건설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GS건설의 미래 먹거리로 기대를 모으는 사업이다.
GS건설은 2020년 폴란드 목재 모듈러 주택 전문기업 단우드와 PC(Precast Concrete) 제조 자회사 GPC를 인수하며 해외 모듈러 주택 시장에 진출했다. 같은 해 100% 지분 자회사 '자이가이스트'를 설립하고, 2023년부터 국내 시장에 목조 모듈러 단독 주택을 공급하고 있다.
자이가이스트는 공간 효율성과 친환경 기술을 접목한 주거 모델로, 도시화 및 주택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래 먹거리인 만큼 신기술과의 접목도 계속 시도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경동나비엔과 협력해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도입하여 스마트폰으로 보일러, 공기청정기, 전등 스위치 등을 원격 제어할 수 있는 고급 아파트 수준의 모듈러 주택을 선보였다.
일각에서는 GS건설이 오는 25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정관에 통신판매업을 추가하려는 것이 모듈러 주택의 유통 채널을 넓히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모듈러 주택의 특성상 표준화된 주택을 온라인을 통해 판매하는 방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GS건설이 모듈러 주택 사업 강화를 위한 기술 개발 및 투자를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면 아직 불모지에 가까운 모듈러 주택 시장에서 선제적으로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기존 건설 방식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GS이니마 매각을 통해 재무 안정성이 높아지겠지만 그만큼 매출 공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아직 대안이 될 만큼 매출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긴 하지만, 모듈러 주택 등 신사업을 어떤 방식으로 대표 신사업으로 자리 잡게 할지 관심이 모아진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