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업계 퇴직연금 1위' 미래에셋증권의 최근 화두는 선명하다. 전 세대를 아우르는 퇴직연금 파트너로 발돋움하기 위한 날갯짓이 거세다. 정효영 미래에셋증권 연금컨설팅본부장은 젊은 세대 투자자를 겨냥해 미래에셋증권의 연금 전략 노하우와 인공지능(AI)을 결합한 '연금 비전'을 제시했다.
최근 금융감독원 퇴직연금 공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증권업계 최초로 퇴직연금 자산 30조원을 달성했다. DC(확정기여형)·IRP(개인형 퇴직연금) 원리금 비보장 상품의 1년 수익률은 각각 12.17%, 12.48%로 업계 1위를 기록하며 운용 성과를 입증했다.
MZ세대 가입자, 절세 효과·자산 배분 중요…"중국 테크 주목하라"
투자자들의 노후 준비를 향한 인식이 청년층까지 확대되면서 퇴직연금 시장은 날로 커지고 있다.
정효영 본부장은 지난 25일 뉴스저널리즘과 인터뷰에서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MZ세대'로 대표되는 청년층의 퇴직연금을 위해 연금과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를 결합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ISA는 운용수익에 비과세 혜택이 주어져 많은 투자자의 관심을 끌고 있는 상품이다. 다만 3년이 지나면 비과세 혜택이 종료돼 이후 재가입하는 투자자들이 대다수다.
정 본부장은 "ISA계좌에서 3년이 지난 자금을 연금계좌에 옮겨두게 되면 기존 연금계좌의 연말정산 환급 혜택에 절세 효과를 더할 수 있다"며 "ISA에서 연금계좌로 이어지는 방식으로 절세 효과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어 젊은 세대 가입자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정보 매체 발달에 따른 금융상품 접근성 상승과 연금 계좌 내 ETF운용으로 청년층 투자자 사이에서도 퇴직연금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정 본부장은 "젊은 세대 사이에 국민연금 신뢰도가 다소 흐려지면서 연말정산 세액공제와 노후 준비가 필수적인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며 "이전에는 고객에게 퇴직연금의 필요성을 설득하는 것에 오랜 시간이 필요했는데 요새는 그렇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어 "금융 전문 유튜버 등 다양한 정보 창구에서 연금 관련 정보를 접할 수 있어 젊은 가입자들 사이에 연금의 중요성이 빠르게 확산했다"며 "20대 가입자를 보면 절대적인 적립금은 적지만 가입자 증가세가 가파르다"고 설명했다.
청년층 투자자들이 퇴직연금을 운용할 때 주의할 점도 당부했다.
정 본부장은 "젊은 세대 투자자들이 SNS 등 많은 정보에 노출돼 있고 유행에도 민감한 면이 있어 단기 수익을 원하는 경우가 있다"며 "위험도가 높은 테마성 상품에 주력하거나 ETF 단기 매매를 추구하는 것은 퇴직연금에서는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청년 투자자들에게 '자산 배분'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금융기관이 제공하는 자산 배분 포트폴리오를 추종하거나 이미 자산 배분이 돼 있는 TDF(타겟데이트펀드)를 투자 성향에 맞춰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보수적으로 운영되는 디폴트옵션도 선택지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이어 "지난해 미국 증시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가입자 자산이 미국 시장에 많이 쏠려있다"며 "올해는 그동안 다소 소외됐던 중국 테크 분야 비중을 높이는 방식으로 가입자의 자산 배분을 돕고 있다"고 귀띔했다.
로보어드바이저, 일임형으로 한 단계 발전…"내달 시범 출시 예정"
미래에셋증권이 퇴직연금 로드맵에서 내세운 또 다른 키워드는 인공지능(AI)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22년부터 AI를 활용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사람의 간섭을 최소화한 투자 자문역의 일종이다. 수리적 규칙이나 알고리즘에 기반한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일반적으로 제공하는 퇴직연금 포트폴리오와 달리 개개인의 상황과 여건에 맞춰 개별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기존 운용 상품과 비중을 조절해 준다. 가입금액은 약 2조2000억원으로 가입자는 3만명에 달한다.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는 현재까지 단순한 상품 운용에 제한돼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한 단계 나아간 일임형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정 본부장은 "직장인 투자자들의 경우 일일이 투자 포트폴리오를 검증할 여유가 없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현행 서비스는 로보어드바이저가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면 투자자가 일일이 확인하고 판단한 후 승인해야 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입자가 일일이 승인할 필요 없이 로보어드바이저가 알아서 매도·매수하는 일임형이 더 가입자 친화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며 "아직 현행 제도에선 시행할 수 없지만 빠르면 다음 달 퇴직연금 일임형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가 정부 샌드박스 시범 사업으로 출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금 계좌 내에서 직접 주식을 매매할 수 없고 펀드와 ETF로 자산 배분을 이뤄야 하는데 투자자 개인이 하기엔 쉽지 않다"며 "이런 자산 배분을 전문가와 AI가 해결해 주는 것이 화두로 오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