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외관계와 외교사(고려 편)'의 중국어 번역본 표지. 사진=동북아역사재단
'한국의 대외관계와 외교사(고려 편)'의 중국어 번역본 표지. 사진=동북아역사재단

동북아역사재단은 '한국의 대외관계와 외교사' 고려 편의 중국어판을 홍콩 현지에서 출간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책은 고려가 대외적인 변수에 의존해 존속했다는 주변국의 역사 왜곡에 대응하기 위해 기획됐다.

재단에 따르면 현재 중국 학계에 소개된 한국의 고려 외교사를 다룬 연구서는 전무하며, 중국 학계의 고대 동아시아 외교사 연구도 주로 한당(漢唐)이나 명청(明清) 시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조공 책봉 체계'의 이론적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이 책은 '조공 책봉 체계' 시각을 넘어 당시 동아시아 국제 관계사를 고려의 능동적 외교활동을 중심으로 재구성했다"고 전했다.

이 책은 고려의 대외관계를 10개의 주제로 구성해 거란(요), 송나라, 금나라, 몽골(원), 명나라 등 같은 책봉 관계를 맺은 국가뿐 아니라 여진, 일본 등 고려와 대등하거나 낮은 외교적 위상을 지닌 국가와의 관계를 맺으며 500년 가까이 왕조를 유지한 배경을 짚었다.

책임편집자인 이진한 고려대 교수는 "고려왕조는 건국 때보다 더 넓은 영역을 다음 왕조인 조선에 넘겨준 것이 고려가 해낸 최고의 외교적 공적"이라며 "이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고려의 외교"라고 설명했다.

번역과 감수를 맡은 리팅칭(李廷靑) 중산대 교수는 "고려가 복잡한 지정학적 환경에 굴복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외교적 지혜를 발휘해 위기를 평화로 전환"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중국어 번역본은 현재 홍콩과 대만에서 판매가 시작됐다.

재단은 "중화권 독자들에게 한국의 외교사를 알리고 중국 학계의 고려사를 포함한 한국사 연구의 지평을 넓히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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