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자 한파를 피해 상장을 미뤘던 제약바이오 기업 동국생명과학, 오름테라퓨틱, 동방메디컬이 이달 들어 다시 코스닥 시장을 두드린다. 다만 침체된 투자 분위기가 이어지자 이번엔 눈높이를 낮춰가며 상장에 도전하고 있다.
조영제 제조 기업 동국생명과학이 기업공개(IPO)에 다시 나섰다. 동국생명과학은 지난 2021년 상장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시장 환경이 불안정하다고 판단해 상장 일정을 한 번 연기했다.
동국생명과학은 지난 1월20일~24일까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공모가를 9000원으로 확정했다. 해당 공모가는 희망 공모 밴드 1만2600원~1만4300원에서 밴드 하단보다 약 28.6% 낮춘 가격이다.
동국생명과학은 매출 실적과 미래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으며 업계의 관심을 받았다. 동국생명과학은 조영제 제네릭(복제약) '파미레이' 등 총 38종의 조영제 완제품을 가지고 있다. 5종 조영제 원료의약품 생산 역량도 갖췄다. 이를 통해 2024년 3분기 기준 국내 조영제 시장에서 점유율 21.4%를 차지하며 '국내 1위 조영제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2024년 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9% 증가한 1000억원, 영업이익은 42.4% 증가한 95억원을 기록했다.
업계는 여전히 냉담한 시장 분위기가 동국생명과학의 최종 공모가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동국생명과학은 오는 17일 코스닥에 상장할 예정이다. 상장주관사는 NH투자증권, KB증권이다.
고배를 마셨던 오름테라퓨틱과 동방메디컬도 IPO에 재도전한다. 두 기업 모두 지난해 11월 수요예측 과정에서 기업가치 평가 절하를 이유로 상장을 연기했다.
항암신약 개발 기업 오름테라퓨틱은 지난 3일 공모가를 2만원으로 확정했다. 희망 공모 밴드는 2만4000원~3만원으로, 확정된 공모가는 밴드 하단보다 약 16.7% 낮춘 가격이다.
발행주식 수는 250만주로, 총 500억원을 모집할 계획이다. 다만 지난해 11월 공시에 따르면 오름테라퓨틱은 당초 희망 공모가 범위로 3만~3만6000원을 제시했으며, 총 300만주를 모집하기로 계획했었다. 싸늘한 시장 상황을 고려해 몸값을 낮춰 상장을 다시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상장예정일은 오는 14일, 상장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한편 오름테라퓨틱은 개발중인 유방암 치료제 'ORM-5029'의 임상 1상 도중 부작용이 발생해 임상을 중단한 바 있다. 업계는 당시 부작용 문제로 인해 수요예측 과정에서 기관 참여율이 저조하게 나타나면서, 회사 측이 상장 철회를 결정한 것으로도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오름테라퓨틱은 "보고된 부작용이 프로젝트 특성에 국한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앞서 체결한 기술이전 계약의 마일스톤 달성과 현재 진행 중인 연구개발 프로젝트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해명했다. 현재 해당 임상은 치료제 안전성 평가가 완료될 때 까지 신규 환자 등록이 일시적으로 중단된 상태다.
한방 및 미용 의료기기 전문기업 동방메디컬은 공모가를 1만500원으로 확정했다. 희망 공모 밴드는 9000원~1만500원으로, 밴드의 최상단으로 공모가를 맞췄다. 회사 측은 이번 일반 공모로 300만주, 총 270억을 모집할 계획이다. 상장예정일은 오는 13일, 상장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동방메디컬의 최종 공모 가격은 희망 밴드의 최상단으로 확정됐지만, 발행주식 수는 당초 계획보다 소폭 축소됐다. 동방메디컬이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 제출한 투자설명서를 비교하면, 희망 공모 밴드 범위와 최종 공모가는 전과 동일하다. 다만 동방메디컬은 지난해 11월 초기 발행주식 수로 341만29주, 약 306억원을 모집할 계획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