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부문 대표(부사장), 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부문 대표(부사장), 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커버드콜 ETF 시장 과잉 경쟁에 경고했다. 옵션 비중을 높이면서 분배금 목표를 계속 높이면 시장의 지속가능성이 훼손되고 결국 시장 공멸로 갈 것이라는 분석이 이유다.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부문 대표(부사장)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타겟데일리커버드콜 ETF 상장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커버드콜 ETF 시장의 과도한 분배율 경쟁을 경계하며 간담회 포문을 열었다. 

김 부사장은 "최근 국내 커버드콜 ETF 시장을 보면 일본의 과거 사례를 우리가 따라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한다"며 "일본의 월분배 펀드 시장은 1997년 처음 도입돼 규모가 컸을 때는 무려 44조엔 넘는 규모로 성장하고, 전체 펀드 시장의 70% 가까이가 월분배 펀드로 구성될 정도로 압도적인 인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운용사 간 경쟁이 너무 치열해지면서 현재 그 규모가 반토막이 난 상태"라며 "원인은 과도한 분배율 경쟁"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일본은 높은 분배금을 지급하기 위해 원자본금을 반환하는 펀드 상품이 나오기에 이르렀다. 일본은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중요해졌다. 일본의 월배당 펀드 분배율은 2001년 5~6%에서 2011년 13.6%까지 치솟았다. 그러자 분배율이 높은 번드로 자금 유입이 쏠렸고, 일본 자산운용사들이 분배율을 높이기 시작했다. 

이후 월배당 펀드 규모가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운용사 간 경쟁이 격화됐고, 그 과정에서 30%에 해당하는 펀드가 분배금 전액을 투자 원본(원자본금)에서 떼어주는 현상이 나타났다. 펀드 설정된 현금이 들어오면, 그 현금으로 주식이나 채권을 사는 게 아닌 분배금을 줬다는 의미다. 그러자 일본 월지급 펀드의 순자산가치(NAV)는 계속 감소했다. 일종의 폰지사기가 된 셈이다. 

운용사의 모럴헤저드가 발생하자 일본 금융당국은 월 지급식 펀드의 분배는 반드시 수익에서만 일어나야 한다는 규제를 가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일본의 월지급식 펀드는 2015년 42조엔에서 지난해 22조엔 수준으로 반토막 났다. 

이경준 전략ETF운용본부장은 "한국 커버드콜 시장에서 각 펀드들이 표방하는 목표 분배율 추세를 보면 2022년 10%였던 기준이 지난해 평균 16%까지 올라갔다"며 "평균이 16%라는 얘기는 20% 상품도 존재를 한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어 "커버드콜에 투자하는 기초자산의 수익률은 높아졌는지, 혹은 옵션 전략의 어떤 개선을 통해서 전략이 개선됐는가에 대한 두 가지 질문에 답을 못하는 상품이 더 높은 분배율을 제시했다고 했을 때 의문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 본부장은 "기초자산 성장 가능성을 뛰어넘는 과도한 분배금은 유의해야 한다"며 "혁신없이 분배율을 높이는 과잉분배율 경쟁에 참여하지 않고 지속가능한 현금을 위해 세련되게 상품을 설계하겠다"고 자신했다.

미래에셋운용이 내놓은 새로운 미국배당다우존스타겟데일리커버드콜 ETF는 이런 고민 속에서 탄생했다. 일간으로 옵션 매도 비중을 10% 줄이고 분배금을 12%에 맞춘 다우존스 기반의 ETF 상품을 설계했다. 옵션 매도를 줄이면서 기초자산의 성장을 따라가면서 지속가능한 현금을 만들겠다는 의지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해외주식TR(토탈리턴) 상품 운용이 제한되면서, TR 상품의 수요가 커버드콜 ETF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며 "커버드콜 인기가 높아지면 운용사 간 경쟁도 치열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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