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서초 사옥. 사진=연합뉴스 
삼성 서초 사옥. 사진=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반도체 제조시설 보조금 지급을 확정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현지 공장 사업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상무부와 CHIPS 반도체 지원 보조금 47억4500만 달러에 관한 계약(DFA)을 체결했다고 23일 공시했다.

삼성전자는 향후 370억달러(약 53조6000억원) 이상의 현지 투자를 통해 텍사스주 중부 지역을 중심으로 첨단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한다. 앞서 삼성전자는 2022년부터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반도체 생산 공장에 추가로 새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고, 패키징 시설과 함께 첨단 연구개발(R&D) 시설을 신축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삼성전자는 미 텍사스주 신규 반도체 공장과 관련해 건설·설비 등 투자 비용으로 370억달러 이상이 예상되며 잠정적으로 2026년 가동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번 투자를 통해 반도체 생산 역량을 확대해 첨단 및 핵심 시스템 반도체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당초 지난 4월 PMT 서명 당시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달러(약 24조6415억원)를 투자해 건설 중인 반도체 공장의 규모와 투자 대상을 확대해 오는 2030년까지 총 400억달러(약 58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실제 삼성의 시설 투자 규모는 결국 4월 당시의 투자계획 대비 7.5% 줄었고 미국 정부의 보조금 액수도 줄었다. 

보조금 규모는 줄었지만 삼성전자의 최종 투자 대비 보조금 비율은 12.7%로 11.8%의 SK하이닉스, 10.7%의 TSMC, 7.8%의 인텔 등 주요 기업 대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앞서 SK하이닉스도 미국으로부터 4억5800만달러의 직접 보조금과 최대 5억달러의 정부 대출 지원을 최종적으로 확정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4월 인디애나주에 반도체 패키징 생산 기지를 짓고 퍼듀대 등 현지 연구기관과 반도체 연구·개발에 협력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인디애나 공장에서는 오는 2028년 하반기부터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AI 메모리 제품이 양산될 예정이다.

이번 보조금 지급 확정에 SK하이닉스는 미국 정부, 인디애나주, 퍼듀대를 비롯한 미국 내 파트너들과 협력해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망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지난달 5일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승리하면서 정권 교체가 결정되자, 정권 교체 전 반도체법에 따라 지급하기로 한 총액 390억달러(약 56조원)의 보조금을 집행하기 위해 기업들과 협상을 벌여왔다.

반도체 지원법이란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제정한 법이다. 2022년 8월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으로 발효된 상태다. 해당 법은 미국 내 반도체 제조 역량 강화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안정이라는 목표를 갖고 총 2800억달러 상당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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