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투자신탁운용.
사진=한국투자신탁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배재규 대표의 '저력'을 타고 무서운 기세로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영토를 넓히고 있다.

3일 코스콤 CHECK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국내 ETF 시장 순자산 총액은 약 165조 8000억원이다. 삼성자산운용이 63조 2000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고 미래에셋증권이 60조 5000억원으로 2위에 올랐다. 3위인 KB자산운용은 12조 6000억원을 기록했고, 한국투자신탁운용이 12조 1000억원으로 바짝 추격했다.

한투운용의 ETF 운용 규모는 올해 초 5조 8662억원 대비 2배 가량 증가했다. 지난달 25일부터 29일까지 한투운용 ACE ETF에 1000억원 가까이 자금이 유입됐다. KB자산운용은 같은 기간 동안 순자산 총액에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기준 한투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은 7.31%로 올해 초 4.89% 대비 크게 상승했다. 삼성·미래에셋·KB자산운용의 점유율이 모두 하락한 것과 대비되는 결과다. 현재 3위를 지키고 있는 KB자산운용과의 차이도 0.41%p 수준으로 좁혀졌다. 

한투운용은 ETF 부문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22년 초 배재규 대표가 취임하고 같은 해 말 ETF 브랜드명을 KINDEX에서 ACE로 변경하면서 상승세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한투운용은 ETF 리브랜딩을 기점으로 3%대에 머무르던 시장 점유율을 급속도로 끌어올렸다. 

배재규 한투운용 대표. 사진=한투운용
배재규 한투운용 대표. 사진=한투운용

리브랜딩 전략을 적기에 단행하면서 배 대표의 지휘 아래 경쟁력 있는 상품 출시에 집중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그러면서 미국 장기채 상품을 비롯해 반도체·AI ETF, 금 현물 ETF 등 다양한 상품 라인업을 마련했다.

한투운용의 ACE 미국 장기채 ETF 시리즈는 최근 순자산 2조원을 달성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금 현물에 투자하는 ACE KRX 금현물 ETF의 경우 올해 순자산이 325% 증가하며 인기를 증명했다. 

한투운용은 ETF 상품 경쟁력에도 남다른 자신감을 보이는 분위기다. 공모펀드 운용역이 직접 ETF 상품 개발에 참여하며 다양한 의견을 내고 있다. 한투운용 관계자는 "현업 부서의 자유로운 의견 교환이 ETF 상품 개발에 많은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한투운용은 이와 함께 동남아시아 시장에도 발을 들이고 있다. 국내 자산운용사 중 최초로 베트남 현지에서 펀드 상품을 선보였다. 베트남 현지에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는 강점을 활용해 국내에서도 베트남 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를 출시했다. 지난해 말 인도네시아 운용사를 인수하면서 인도네시아 진출에도 첫 발을 뗐다. 배 대표는 지난 2022년 말 인도네시아 현지를 직접 방문하며 시장 진출 의지를 가다듬었다.

한투운용의 '파죽지세'에 업계에선 배 대표가 경영 능력을 입증하고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배 대표의 연임 여부에도 시선이 쏠린다. 삼성자산운용에서 부사장을 지냈던 배 대표는 ETF를 국내에 처음 선보인 'ETF 선구자'로 평가된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이 직접 한투운용으로 배 대표를 영입했다.

실적 성과가 뚜렷한 만큼 업계는 배 대표가 무리 없이 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기 초반 점유율 5%를 우선 목표로 삼았으나 꾸준한 실적 고공 행진으로 시장 영토 확장에 탄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한투운용은 ETF 상품에 집중하면서 공모펀드, 타겟데이트펀드(TDF)에도 힘을 쏟을 전망이다. 한투운용 관계자는 "운용 규모로 보면 공모펀드 분야가 더 크다"라며 "현재 ETF 상승세가 우수한만큼 ETF에도 많이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트럼프 재집권과 금리 인하, 전쟁 등 지정학적 이슈 등으로 내년 한 해는 변동성 높은 시기가 될 것"이라며 "자산 배분의 중요성이 매우 커질 것으로 전망돼 관련 ETF 운용과 마케팅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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