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제철이 철강 업황 부진으로 경북 포항 2공장 가동 중단(셧다운)을 추진하면서 사측과 노동조합(노조) 간 갈등이 격화할 조짐이다.
1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산하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제철지회와 금속노조 포항지부, 민주노총 포항지부는 오는 20일 오후 판교 본사 앞에서 천막농성 및 피켓 시위에 돌입할 예정이다.
현대제철이 포항 2공장 제강, 압연 생산시설의 가동 중단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포항2공장에는 전체 직원의 약 2% 수준인 현대제철 직원 200여명과 협력업체 직원 200여명이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은 포항2공장 외에 포항공장, 당진제철소, 인천공장, 순천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이번 가동중단이 확정되면 포항2공장 직원들은 다른 공장으로 전환 배치된다. 현대제철은 포항2공장 가동 중단 이후 폐쇄 여부를 정하기로 했다.
금속노조 포항지부 관계자는 "현대제철 사측은 지난 14일 열린 노사협의회에서 포항 2공장 폐쇄를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가동 중단을 철회하지 않으면 무기한 농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사측의 일방적인 포항2공장 가동 중단 통보에 맞서 포항공장 노동자와 함께 상경 투쟁을 하고 총파업 투쟁도 벌이겠다는 입장이다.
제강과 압연 공정 관련 시설이 있는 포항 2공장은 연간 제강 100만t, 압연 70t 정도를 생산할 수 있으며 현대제철 전체 생산 물량의 5%가량을 담당하고 있다.
포항 2공장은 폐쇄 결정에 앞서 월 가동률이 10~15% 수준에 그쳤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제철은 중국발 공급 과잉, 경기 침체로 인한 불황이 길어지자 인력 재배치를 통해 공장 운영의 효율성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현대제철은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5조6243억원, 영업이익 51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0.5%, 영입이익은 77.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철강 시황 침체와 중국산 저가제품 공세 등의 영향으로 가동률이 저하되는 상황"이라며 "효율적인 생산 운영 및 수익성 개선을 위해 포항 2공장 가동중단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이며 노사간 협의를 통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