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닥 상장기업 크리스탈신소재가 중동 갈등 속에서 재건사업 영역 확대를 노리고 있다. 전쟁과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 위기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31일 크리스탈신소재에 따르면 최근 다이중치우 크리스탈신소재 대표는 아랍에미리트(UAE) 출장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두바이에 머물며 에쿼티 인터내셔널(Equity International)과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맺었고 나스닥 두바이 등 현지 금융시장도 방문해 두바이 거래소 상장도 검토하고 있다.
중동은 현재 이스라엘을 중심으로 전쟁이 확산되는 추세다. 전쟁으로 폭파되거나 무너진 건물을 재건하려면 운모 소재의 절연테이프가 필수적으로 들어간다. 허위에룬 총괄이사는 "전쟁이 끝나면 기회를 잡을 수 없다"며 "사업 전초단계 차원으로 파트너를 확보하고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크리스탈신소재는 광물의 일종인 운모 소재를 제조하고 판매하는 기업이다. 화학원료 합성을 통해 합성운모 결정 덩어리를 만들고 플레이크와 파우더, 페이퍼와 테이프로 다양한 제형을 생산한다. 운모 소재는 기본적으로 광택이 있는 펄안료로 쓰인다. 절연·난연·내화 특성이 있어 최종적으로 전기·전자 제품이나 자동차, 건물 마감재에도 주로 쓰인다.
운모 소재는 '산업의 조미료'로 불릴만큼 쓰임새가 다양하다. 가장 수요가 높은 산업은 단연 부동산이다. 다만, 현재 크리스탈신소재의 본사가 있는 중국에서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영업 확대가 쉽지 않다. 돌파구로 마련한 영업창구가 바로 중동이다.
MOU를 맺은 에쿼티 인터내셔널은 UAE 명문 가문에 의해 설립된 기업이다. 엔지니어링, 건설, 럭셔리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술라이만 모하메드 알 야히예이 대표는 다수의 중국기업과 협력을 맺고 중국 제품을 중동에 수출하기로 유명하다.
허 총괄이사는 "중동은 전쟁이 끝나면 재건이 필수다. 절연성이 있는 운모 테이프는 필수 건자재로, 시장 요구가 크다"며 "기대감을 수치로 나타내긴 어렵지만, 우리는 자신있다"고 덧붙였다.

기업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모멘텀도 해외 수출과 관련돼있다. 중국 내수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셈이다. 재건 사업에 필요한 건자재뿐만 아니라 화장품 등 원료 판매처를 중동과 유럽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는 제품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공정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직접 찾은 상하이 인근 본사 공장에서는 운모 합성을 위한 전기로 수십개가 놓여져 있었다. 방문 당시에는 퇴근 시간이 지나 1개의 전기로만 가동하고 있었다. 전기로를 갓 해체해 냉각중인 합성운모 덩어리에는 늦은 시간까지 잔열이 남아있었다.

현지 공장에서는 이 덩어리를 입자 크기별로 분쇄하고 세척해 다양한 제형의 제품을 만들고, 다운스트림 제품을 가공할 수 있는 자회사나 무역상사에 공급한다. 일부 고급제품은 독일 화학기업인 머크(Merck)에 화장품 안료로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안료기업과 바스프(BASF)가 인수한 자회사 등이 크리스탈신소재의 펄안료를 눈으로 보기 위해 직접 본사에 방문하기도 했다.
허 총괄이사는 "한국 시장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며 "한국에서 신소재 전시회가 있다면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크리스탈신소재는 지난 3월 핑장소재기술유한공사 인수를 완료, 손자회사인 핑장현위에펑운모신소재유한공사를 통해 배터리 셀과 모듈에 적용되는 난연재 부품 판매도 확대하고 있다. 현재는 BYD, CATL 등 중국기업들이 주 고객이지만 차후 한국 전기차 부품 기업들 위주로 판매처를 확대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