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가 2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서 게임업계의 자율적인 노동환경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내 게임사 대부분이 폐지한 '포괄임금제'를 고수하겠다는 생각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포괄임금제는 시간외근무수당(연장·야간·휴일 근로 등)을 미리 기본급에 포함해 정해진 만큼의 수당만을 지급하는 제도다.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2018년 주 52시간 노동상한제가 시행된 이후 포괄임금제 폐지에 동참했다. 과거 게임업계의 관행처럼 자리 잡은 '크런치 모드'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된 영향이다. 크런치 모드는 게임업계선 신규 게임 출시 등을 앞두고 철야 등을 지속하는 '초장시간 근무'를 의미한다. 국내선 지난 2016년 밤샘 근무를 하던 게임 개발자가 사망하며 포괄임금제 문제가 수면위로 드러난 바 있다.
2017년 펄어비스를 시작으로 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 등 주요 게임사가 포괄임금제를 폐지했으며, 컴투스·데브시스터즈·NHN·위메이드·스마일게이트 등의 중·대형 게임사도 연이어 포괄임금제 폐지 대열에 합류했다.
반면 크래프톤은 국내 대형 게임사 중에선 유일하게 포괄임금제를 채택하고 있다. 회사는 주 52시간 근무를 월평균으로 산정하는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시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25일 환노위 국감에서도 자율적인 근무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주 52시간 노동상한제와 관련한 국회의원의 질문에 "게임업계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중국의 제작 능력이 한국을 앞지른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라며 "크래프톤도 이 상황을 굉장히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자율적인 근무환경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는 포괄임금제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으로 관측된다.
다만 노동계서는 크래프톤의 선택적 근로시간제와 포괄임금제가 결합할 경우 주 52시간 근무가 지켜지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아울러 크래프톤은 연매출 2조원이 넘는 대형 게임사 임에도 아직 노조가 없다.
실제로 지난 2021년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크래프톤이 주 52시간제를 위반하고 있다는 내용의 폭로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선택적 근로시간제에 따라 사원증을 태그해 출퇴근 시간을 기록하나, 당시 일부 부서장이 주 52시간제를 초과한 근로자의 출퇴근 시간을 조작할 것을 지시했다는 내용이다. 이 중 일부는 서울동부고용노동지청에 진정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한편,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크래프톤과 개발 자회사는 2022년부터 올해 2월까지 고용노동부로부터 근로기준법 위반 등으로 약 7차례 시정지시·개선지도 등의 조치를 받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