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CI. 골든블루CI.
하이트진로CI. 골든블루CI.

하이트진로의 골든블루 인수설이 확산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주종 다각화'에 집중하는 하이트진로의 외부 움직임과 함께 연구 개발에 집중하는 내부 기조까지 더해져 인수설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골든블루의 최근 인력 구조조정이 하이트진로 인수전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까지 나온 상태다.

24일 주류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위스키 사업 확대를 위해 로컬위스키 시장 1위 업체인 골든블루의 인수를 검토 중이다.

다만 하이트진로와 골든블루 양측 모두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부인하고 있어 향후 완전한 '딜'까지는 세부적인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달렸다.

하이트진로의 현주소와 미래를 위한 움직임이 이번 인수설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조5204억원, 영업이익 1239억원, 당기순이익 35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5%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59.1%나 감소하는 등 수익성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는 주력 상품인 소주 시장이 축소되고 맥주 시장 역시 하락세를 보인 것이 주요 원인이다. 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주류 소비 패턴이 변화하면서 하이볼과 같은 다양한 주종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전체적인 소비량은 줄고 있다.

이에 하이트진로는 주종 다각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용인 동백지구에 통합연구소를 건설 중이며 이곳에서 청주와 위스키 등 신제품 연구 개발이 있을 예정이다. 또 강원도 홍천 맥주 공장 부지에 증류소를 세워 증류 소주를 비롯해 한국형 위스키 생산을 본격화할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골든블루는 국내 로컬 위스키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코로나 엔데믹 특수로 지난 2년 동안 호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위스키 소비 감소로 매출에 타격을 입고 있다. 위스키를 하이볼로 즐기기 위해 찾는 젊은 소비자들은 국산 위스키보다는 잭다니엘, 조니워커, 짐빔, 제임슨, 타리스커 등 중저가의 수입 위스키를 선호하는 추세인데다가 소량으로 즐기는 문화가 자리 잡으며 골든블루의 시장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여기에 칼스버그 그룹이 일방적으로 거래 중단을 통보하면서 골든블루의 맥주 사업도 차질을 빚고 있다.

그 결과 올 2분기 골든블루의 매출액은 406억원, 영업이익은 1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6%, 36.4% 추락했다. 결국 골든블루는 지난 8월 창사 이래 최초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이번 희망퇴직 대상자는 골든블루 전체 임직원의 60%에 달한다. 

골든블루의 대규모 희망퇴직에 대해 일각에서는 하이트진로의 인수를 대비한 준비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인수에 앞서 인적 규모를 축소함으로써 인수 절차를 원활히 하려는 목적이라는 해석이다. 

인수설을 두고 하이트진로와 골든블루 양사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하이트진로가 위스키로의 주종 확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혀온 만큼 골든블루 인수설이 현실화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수설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하이트진로는 소주, 맥주에 이어 위스키 시장까지 공략하며 국내 주류 시장에서 더욱 강력한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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