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양대 포털사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주력 사업의 성장세에 힘입어 2분기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주가는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네이버의 주가는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완만한 상승곡선을 보이고 있으나, 카카오는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양사의 2분기 실적은 네이버가 매출 2조6105억원·영업이익4727억원, 카카오는 매출 2조49억원·영업이익 1340억원을 기록했다. 네이버는 6분기 연속으로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했으며, 카카오는 2분기 기준 최대 매출로 집계됐다.
양사의 2분기 매출은 대표 플랫폼 사업인 네이버의 '서치플랫폼'과 카카오의 '톡비즈'가 견인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2분기 서치플랫폼은 플레이스광고, 검색광고 등 상품 개선 및 타게팅 고도화 효과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한 9784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의 2분기 톡비즈 매출은 5139억원으로 집계됐다. 회사는 카카오톡 채널 등 광고형 매출과 선물하기로 대표되는 거래형 매출이 모두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주가 흐름은 엇갈린 모습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의 주가는 9일 종가 기준 16만3700원이다. 전일 대비 0.6%(1000원) 증가했다. 반면 카카오의 주가는 종가 기준 3.8%(1450원) 감소한 3만7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2분기 호실적과 별개로 오너 사법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는 까닭으로 풀이된다.
네이버의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티몬·위메프 등 큐텐그룹 계열 이커머스 플랫폼 정산 지연 사태가 네이버의 점유율 확대로 이어질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상반기 주가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된 알리·테무 등 C커머스 점유율은 하락세로 접어들었으며, 라인 지분매각 우려는 일본 정부가 행정지도를 처분함에 따라 일단락됐다.
네이버는 하반기 인공지능(AI) 사업 역량을 강화해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AI와 데이터를 활용해 핵심 사업의 상품 및 플랫폼의 역량 강화를 가속화하고 기술 기반의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한다는 전략이다. 앞서 2분기 네이버클라우드는 하이퍼클로바X 등 생성형 AI 솔루션의 성과 등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19.2% 증가한 1246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네이버는 7월 사우디아라비아의 디지털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에 착수했으며, 금융·공기업에 하이퍼클로바X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
반면 카카오는 매출 회복에도 주가는 연일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주가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오너의 '사법 리스크'가 언급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주가 조작 혐의를 받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현 경영쇄신위원장)은 최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에스엠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려는 목적으로, 에스엠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설정하는 등 시세조종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카카오는 사법리스크 논란에도 불구하고 전사적 역량을 AI 신사업에 투입해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하반기 대화형 플랫폼 형태의 AI 서비스를 별도 앱으로 출시할 계획을 밝혔다. 아울러 AI 신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하반기 비핵심 자회사의 매각을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대화형 플랫폼 형태로 첫 B2C(기업 대 소비자) AI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며 "AI와 연관성이 적은 사업은 비핵심 사업으로 정의해 효율화 작업을 속도감 있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