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익명게시판(블라인드)에서 정철동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에 대한 반응이 주목받고 있다. LG디스플레이 한 직원은 "정철동 사장이 LG디스플레이를 빠르게 정상화시키고 있다"며 "적자 수치 많이 줄인 것 보고 놀랐다. LCD(액정표시장치) 사업 철수도 너무 속 시원하다"고 적었다. 올해 3월 취임한 정 사장에 대한 직원들의 반응은 호평 일색이다.
정 사장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LG디스플레이 수장 자리에 앉았다. 1984년 LG반도체에 입사한 이후 지난 40여 년간 LG반도체,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이노텍 등 LG의 주요 계열사를 두루 거치며 전문성을 키워온 그는 LG의 구원투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2017년 사장으로 승진해 LG화학 정보전자소재사업본부장을 거쳐 2019년 LG이노텍 대표를 지냈다. LG이노텍은 정 사장이 대표로 재직한 2021년과 2022년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고 영업이익은 2년 연속 1조원을 넘었다. 정 사장은 애플의 핵심 부품 공급사로 위상을 공고히 하는 한편 부가가치가 낮은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는 결단력을 보인 바 있다.
LG디스플레이 수장을 맡은 이후에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LG디스플레이 체질 개선에 나섰다. LCD를 포함한 부진했던 사업을 매각 축소하고 OLED 등 고수익 사업 비중을 높였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밀려 적자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지난해와 2022년 각각 2조5102억원, 2조850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LG디스플레이는 수익성 악화 등의 이유로 국내외 LCD 생산라인을 정리 중이다. 2022년 국내 LCD 패널 공장 가동을 종료했지만 대형 LCD를 생산하는 중국 광저우 LCD 패널 공장 매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정 사장이 최근 중국 TCL의 자회사 CSOT를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하면서 1년 이상 끌고 있던 매각 추진 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이번 매각 계약이 완료되면 LG디스플레이는 1조∼2조원의 매각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이 매각 대금을 활용해 OLED 투자를 늘리고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사업구조 고도화를 통해 성과를 확대하고 운영 효율화를 통해 실적 개선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정 사장의 경영 전략은 숫자로도 나타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2분기에 매출 6조7082억원, 영업손실 93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1.6% 늘어났고, 영업손실은 89.4%나 줄었다. 증권가에서는 2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IT용 OLED 양산 본격화, 대형 OLED 생산 확대 등 사업구조 고도화로 적자 폭을 크게 개선했다.
앞서 정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남다른 각오로 온 힘을 다해 '사업의 본질에 집중하는 해'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의 경영 정상화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점이다.
그는 경직된 조직 문화 개선에도 나섰다. 정 사장은 취임 초 현장을 직접 찾아 직원들과 소통하겠다고 밝혔고 CEO레터 등을 통해 직원들에게 사내 소식을 전달하고 있다. 사내 소통 창구인 프레시톡도 개설해 임직원들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