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바이오텍 소액주주 연대가 단체 행동에 나섰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차바이오텍 소액주주 모임인 비상주주연대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모여 주주 명부 확보와 회계장부 열람 등사 등을 포함한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비상주주연대는 로펌에 이에 대한 법리 검토를 의뢰한 상태로 주주 위임장을 모으고 있다. 상법상 지분율이 1% 이상이면 대표소송을 할 수 있고, 3%가 넘어가면 회사의 회계장부 열람만 아니라 주주총회 소집도 가능하다.
차바이오텍 소액주주의 수는 4만8063명(지난해 12월31일 기준)에 달한다.
차바이오텍 비상주주연대는 최근 성명서를 통해 "차바이오텍은 10년간 오너일가의 재산증식과 승계 작업에 혈안이 되어 문어발식 기업확장으로 2018년 전대미문의 회계부실로 인한 관리 종목이 돼 수많은 주주가 생사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며 단체 행동을 예고했다.
비상주주연대는 △차바이오텍의 주가 4만950원(2018년 관리종목 지정 전 가격) 이상으로 부양 △문어발식으로 확장한 부실 계열사 매각 통한 재정 건전성 확보 등을 요구했다.
비상주주연대는 "해당 요구가 이루어질 때까지 주권 위임을 통한 주주행동을 단계적으로 시작할 것"이라며 "10개월을 회사 앞에서 시위와 내용증명을 발송하는 방법으로 투쟁하면서 주주간담회를 개최하고 대표가 개선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실천이 되지 않아 본격적으로 전쟁을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차바이오텍 오너일가가 경영권 승계 등 이윤 극대화를 위해 소액주주의 피해를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차바이오텍은 차바이오그룹 핵심 계열사로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다. 차바이오텍은 케이에이치그린이 10.01%, 차광렬 차바이오그룹 회장이 6.09%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차바이오텍 최대주주인 케이에이치그린은 오너일가의 개인회사다.
차바이오텍 주가는 회계 이슈와 실적 부진 등으로 4만원대였던 주가가 반토막 난 이후 수년간 1만~2만원대를 오가며 정체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차바이오텍은 2017년 감사의견 '한정'을 받으면서 주가가 하한가로 추락했다. 외부감사인인 회계법인은 기업이 작성한 재무제표가 공정한지를 살핀 뒤 '적정' '한정' '부적정' '의견 거절' 중 하나의 의견을 감사보고서에 기재한다. 한정은 '재무제표상 일부 항목이 잘못 작성돼 회사 재무 상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는 의미다. 당시 차바이오텍이 한정을 받은 이유는 23억원의 개발비를 무형자산으로 인식하는 것에 대해 회사 측과 회계법인 측 의견이 달랐기 때문이다.
차바이오텍은 2014년부터 4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로부터 상장 폐지가 우려되는 관리종목 지정을 받았다. 이후 2019년 2월 관리종목에서 벗어났지만 주가는 회복하지 못했다. 올해 3월 평균 주가는 1만8746원 수준이다.
피해를 입은 소액주주들은 힘을 합쳐 공동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소액주주들은 차바이오텍의 거짓 공시로 주가 하락에 따른 손해를 입었다며 자본시장법상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서울지방법원은 지난해 9~10월 소액주주의 손을 들어줬다. 차바이오텍은 이에 불복해 같은 해 11월 항소를 제기한 상황이다.
회사 측은 주가 부양과 관련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차바이오텍 관계자는 "연구개발(R&D) 사업화에 최적의 전문성을 갖춘 남수연 사장의 영입을 통해 차바이오텍의 신약 개발 속도와 결과치를 내는 것이 궁극적인 회사 가치를 제고하는 길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