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가 신종자본증권 4000억원 발행을 마쳤다. 올해만 두 번째 발행이지만 하반기 추가 발행이 예상된다.
다만 보험사 인수합병을 위한 금액보다는 하반기 만기가 도래 상환액 확보 차원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12일 4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마쳤다. 표면 금리는 4.27%로 결정됐다.
우리금융은 당초 2700억원 발행을 결정했으나 유효수요가 6880억원까지 몰리자 증액 발행을 결정했다.
금리는 4.27%(국고채 5년물 + 91bp)로 올해 발행한 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 중 최저 수준이다. 가산금리는 91bp로 국내 금융지주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중 역대 최저 수준이다.
우리금융은 지난 1월에도 4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당시에도 2800억원 규모 발행을 계획했으나 수요가 몰려 4000억원으로 증액했다. 표면금리는 4.49%다.
앞서 우리금융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을 당시 시장은 한국포스증권 인수합병(M&A) 자금 마련을 위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우리금융은 포스증권과 우리종합금융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인수했다. 포스증권은 우리종금 1주당 0.34주 비율로 신주를 발행했다.
금융권에서는 포스증권 인수가가 500억원 정도라고 가늠했으나 구주 매각이 없어 사실상 무자본으로 인수한 셈이다.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 역시 롯데손해보험 인수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당시 가격을 이유로 딜이 무산된 만큼 우리금융은 보험사 인수 역시 예산 내에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지난 4월 롯데손해보험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우리금융은 비은행 계열사가 적어 은행 의존도가 96%에 달한다.
우리금융은 비은행 계열사 인수 의지를 몇 년째 내비치고 있지만 롯데손해보험에 과도한 인수 자금을 지불할 생각이 없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이정수 우리금융 부사장은 올해 1분기 실적발표에서 "포스증권 인수에서 축적된 여유를 두고 보험사를 한 번 들여다볼 것"이라면서도 "무리한 인수라든지 오버페이는 전혀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성욱 우리금융 재무최고책임자(CFO) 역시 "추진하더라도 과도한 가격은 지불하지 않는 게 기본 원칙"이라며 "최근 언론에서 언급하는 가격 등은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금융권에 따르면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 매각 희망가로 2~3조원을 제시했다. 롯데손해보험 시가총액은 14일 기준 1조1389억원이다. 시장이 평가하는 적정 매각가는 1조5000억원~1조8000억원 가량이다.
이성욱 CFO가 "1조8000억원 정도 여유가 있다"고 밝힌 만큼 시장 적정가는 우리금융 예산과도 맞아 떨어진다.
그만큼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 예산은 충분하지만 하반기 상환해야 하는 자금이 변수로 꼽혀 신종자본증권 추가 발행도 예상된다.
우리금융지주는 오는 7월, 8월, 10월 총 세 차례 기존 회사채 만기를 맞는다. 7월과 10월에는 2019년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시기가 도래한다. 잔액은 각각 5000억원이다. 8월에는 2021년 발행한 회사채 1000억원 만기가 돌아온다.
김경근 한국신용평가 선임 애널리스트는 "현 수준 재무건전성을 훼손할 만큼의 부실확대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부채비율 및 조정이중레버리지비율 등도 낮아 선순위사채 조달 또는 조건부자본증권 발행을 통한 자본확충 등으로 대규모 M&A를 추진할 여력이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