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 모습/사진제공=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 모습/사진제공=연합뉴스

대체거래소(ATS) 준비법인 넥스트레이드가 한국거래소 대비 최대 40% 낮은 수수료 시스템을 도입한다. 증권사들이 거래소에 지급하는 수수료가 낮아지는 셈인데, 증권가에서는 유의미한 마진이 나오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2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가 내년 상반기 출범을 목표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넥스트레이드는 한국거래소와의 경쟁을 위해 저렴한 수수료를 내세우고 있다. 주문 종류에 따라 최대 40%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할 방침이다. 

넥스트레이드와 한국거래소가 받는 수수료는 증권사들로부터 나온다. 개인투자자나 증권사 고객이 증권사에 내는 수수료는 따로 있다. 한국거래소는 증권사들로부터 0.0023%의 수수료를 받는다. 넥스트레이드는 증권사들이 한국거래소에 내는 수수료보다 20~40% 낮은 수수료를 내세우고 있다. 증권사들은 대체거래소가 도입되면 거래비용 절감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증권사들이 거래소에 지급하는 수수료가 줄었다고 해서 증권사들이 투자자들에게 받는 수수료를 낮출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인다. 증권사들은 현재 매매 수수료도 매우 낮은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투자자가 증권사에 내는 수수료는 지점 주문이 아닌 이상 0.015%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현재도 수수료율이 매우 낮아 수수료율을 낮추긴 어려울 것"이라며 "대체거래소 수수료가 낮아진다고 해서 증권사 마진이 의미있는 정도로 늘어날 것 같지도 않다"고 말했다.

증권사 수수료 수익은 거래대금에 따라 움직인다. 현재도 장 초반에 대부분 거래가 이루어지거나 장 종료 직전 거래대금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넥스트레이드는 수수료 절감 외에도 거래 시간을 저녁 8시까지 늘리기로 했는데, 국내 주식시장 특성상 저녁시간에 거래대금이 눈에 띌 정도로 크게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해석이다. 

증권사들은 "일단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넥스트레이드가 수수료를 줄이는 방식의 출혈경쟁을 예고하면서 수익성에 물음표가 달리고 있고, 이에 따라 운영방침 불확실성이 아직 내제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당국과 넥스트레이드가 내놓은 청사진이 확정되면 그때 가서 방침을 정해도 늦지 않을 것이란 유보적인 입장도 지배적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수수료를 낮춘다는 것도 아직 확정 단계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운영 방침이 확정되면 증권사들도 방침에 따라 전략을 세울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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