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롯데칠성음료
사진=롯데칠성음료

맥주 시장에서 유독 맥을 못 추던 롯데칠성음료가 신제품 크러시로 반전을 꾀하면서 시장에선 그간 정체된 점유율 성장세를 주목하는 시선이 감지된다. 맥주 시장을 과점하는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의 신제품 출시를 피해 아꼈던 판관비(판매비·관리비)를 공격적으로 집행하는 만큼 5%에 그친 롯데칠성음료의 맥주 시장 점유율 확대에도 관심이 쏠린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1분기 주류부문 매출 214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4% 증가한 성적표를 썼다.

롯데칠성음료 주류 카테고리별 매출. 그래프=뉴스저널리즘
롯데칠성음료 주류 카테고리별 매출. 그래프=뉴스저널리즘

이 가운데 소주는 '새로' 매출이 100억원 가까이 증가하며 전년동기대비 6.6% 오른 90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맥주도 매출 238억원을 써내면서 전년동기대비 25.7%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신제품 맥주 크러시가 매출 증가에 일정 부분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롯데칠성음료를 향해 과도한 판관비를 쏟아붓고 있다는 우려섞인 분석도 고개를 들었다.

실제로 롯데칠성음료는 올 1분기에만 판관비로 2795억원을 지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600억원가량을 더 쓴 모습이다.

롯데칠성음료 판관비. 그래프=뉴스저널리즘
롯데칠성음료 판관비. 그래프=뉴스저널리즘

주류 사업만의 판관비는 아니지만 최근 4년간 판관비 증가율이 10% 미만인 것에 비하면 유독 많은 금액을 올 1분기에 지출했다.

특히 롯데칠성음료가 크러시 광고 모델로 카리나를 앞세우고 팝업스토어를 비롯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시기와 맞물려 판관비 중 큰 비중이 이런 홍보활동에 사용된 것으로 해석된다.

그간 롯데칠성음료가 전체 판관비 중 약 15%가량을 광고비에 사용해 온 것을 기준으로 보면 올 1분기 광고비에 420억원가량을 지출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이는 1분기 영업이익과 맞먹는 금액이다.

유통업계에서 주시하는 부분은 이런 노력에 따른 결과다. 롯데칠성음료의 맥주 시장 점유율은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가 70%를 지배하는 사이 여전히 5%를 밑돌고 있다.

그 가운데 올해 1분기 맥주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20%대의 증가 폭을 보였지만 비교 대상인 지난해 1분기 매출의 실상은 200억원이 채 되지 않아 큰 의미가 없다는 반응도 나왔다.

여기에 더해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신제품 소주인 새로가 인기를 끌 당시 판매량을 먼저 공개하면서 마케팅에 열을 올렸지만 크러시 판매량은 공개하지 않고 있어 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를 두고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칠성음료가 맥주 시장에서는 지금 수준을 유지만 하고 음료 등 다른 사업에 집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크러시가) 당초 계획했던 목표치만큼의 매출은 발생하고 있다"면서 "현상 유지가 목표가 아닌 크러시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내부적으로 크러시 판매에 대한 목표는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이어 판관비에 대해서는 "당시에는 경쟁사 신제품 출시로 판촉을 해봤자 티도 안 나는 상황이라 집행을 최대한 아끼다 보니 올해는 판관비 지출이 크게 증가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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