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하면 다가오는 대선에서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ETF 운용사 최고경영자(CEO)는 선거 결과에 따라 섹터별 차이가 발생할 것이라며 투자 전략을 조언하기도 했다.
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미국 ETF 운용사 앰플리파이 방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앰플리파이 CEO 크리스티안 마군은 간담회 후 질의응답을 통해 "역사적으로 봤을 때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정권교체, 즉,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마군 CEO는 "미국 대선이 있는 해에는 S&P500, 다우존스 등이 평년보다 상승폭이 높게 나왔다. 시장이 대선을 이용해야 한다"며 적극적인 투자를 권유했다. 앰플리파이 조사에 따르면 대선이 있는 해 S&P500의 경우 주가가 상승한 경우가 83%로 비율이 제일 높았고, 나스닥이 77%, 다우존스산업평균이 74%로 뒤를 이었다. 대선이 있는 해의 주가 평균 상승률은 S&P500 11.6%, 나스닥 9.3%, 다우존스산업평균 9.1%를 기록했다.
미국 시장은 활황을 이어가고 있지만 실제 나타나는 지표에는 여전히 불안함이 깃돈다. 특히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면서 투자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가 안 좋은데 물가도 오르는 상황을 뜻한다. 미국은 지난 1분기 GDP 성장률이 연율 1.6%로 시장 예상치였던 2.4%를 크게 하회했다. 같은 기간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기대비 연율 3.4% 상승했고, 근원 PCE 가격지수는 3.7% 상승하며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키웠다.
마군 CEO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경우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마군 CEO는 "역사적으로 봤을 때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정권 교체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며 "1970년대 지미 카터 집권 당시 금리도 높았고 오일쇼크까지 발생하면서 시장 변동폭이 커졌다. 지미 카터는 실권하고 레이건 정부가 들어서면서 정부 입장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행정부가 강조하는 산업군은 바이든 정부와 다를 수 있다"며 "현재로서는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에너지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고, 바이든이 성공한다면 전기차 등 친환경 정책이 더 힘을 받을 수 있다. 어느 후보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고려할 사항이 많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군 CEO는 장기적으로는 AI 분야가 GDP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업혁명이나 인터넷 기술들이 과거 GDP 성장을 끌어올렸다면 앞으로는 AI로 인한 GDP 성장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지난주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워렌 버핏이 AI의 위험성을 거듭 경고하고 나선 가운데 사이버보안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이 좋은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마군 CEO는 "AI가 발전하면 AI끼리 서로 해킹을 시도하면서 취약점을 노리고, 사이버 공격 규모도 늘어날 것"이라며 "방패 역할을 하는 사이버보안 회사들이 솔루션을 내놓으면서 AI 산업의 핵심 기둥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