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5월, 미디어와 언론 속 다문화 가정에 대한 시선과 우리 사회 속 다문화 가정 자녀들의 현황, 이주민들의 시선으로 구성된 제12회 디아스포라영화제까지 살펴본다.
'다문화가족지원법'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결혼이민자 및 대한민국으로 귀화한 사람이 가족 구성원에 포함 가정을 다문화가족이라고 부르고 있다. 통계청의 '인구총조사' 기준 2022년 다문화가구 현황은 39만9000여가구, 115만1004명이다.
우리나라의 다문화가정 및 다문화가정 자녀 수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다문화가정 (미성년) 자녀 수는 △2018년 23만7506명 △2019년 26만4626명 △2020년 27만5990명 △2021년 28만9529명 △2022년 29만9440명을 기록해 왔다. 같은 해 행정안전부 '외국인주민현황조사' 기준 1세~19세까지의 미성년 인구 수는 776만662명이다. 국민 약 200명 중 한 명은 다문화가정 자녀인 시대에 도래한 것이다.

그러나 늘어나는 인구에 비해 우리나라 국민들의 다문화가정에 대한 태도는 상대적으로 배타적이다. 여성가족부의 '2021년 국민다문화수용성조사' 기준 우리나라 국민의 다문화수용성 지수는 100점 만점 기준 52.27점으로 2015년 이후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반면 청소년의 다문화수용성은 2015년 67.73점에서 2018년 71.22점, 2021년 71.39점으로 지속 상승했다.
혈통이 다른 이주민을 국민으로 인정하는 태도를 점수로 매긴 국민정체성 항목은 2015년과 유사한 49.2점을 기록해 2018년 결과인 48.78점보다 소폭 상승했다. 해당 항목은 수치가 높을수록 민족정체성을 '혈통'으로 규정하는 경향이 높음을 보인다.
이주민이 일방적으로 우리나라 문화에 동화되기를 원하는 일방적 동화 기대 항목의 점수는 2018년 45.69점에서 2021년 48.53점을 기록했고 고정관념 및 차별은 2018년 62.58점에서 2021년 63.42점으로 올랐다.

특히 이주민과의 교류행동 의지는 2015년 45.81점을 기록했으나 2018년 42.48점, 2021년 38.76점으로 10년도 채 되지 않는 사이 10점 가까이 하락했다. 비슷한 결과를 추정하는 '사회통합실태조사' 내 '집단별 감정적 거리에 대한 인식' 항목을 볼 때 국내 거주 외국인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2023년 마음 온도는 39.8도에 불과했다. 같은 항목 내 나와 성별이 다른 사람에 대한 평균 마음 온도는 57.5도다.
신뢰도도 매우 낮아, 한국행정연구원이 올해 3월 발간한 '2023년 사회통합실태조사' 내 우리나라 사람들의 국내 거주 외국인 신뢰도는 4점 만점 기준 평균 1.8점으로, 2022년 응답 점수인 1.9%와 거의 같았다.
우리나라의 다문화가정 실태를 가장 잘 알 수 있는 보고서는 전국다문화가족실태조사다. 실태조사는 다문화가족법 제4조에 기반해 3년 단위로 진행된다. 2022년 9월 발표된 '2021년 전국 다문화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다문화가족 만 9~24세 자녀 중 90.9%가 우리나라에서 자라났다.
그러나 다문화가정 자녀의 학교생활 적응 점수 평균은 5점 만점 기준 △2015년 4.53점 △2018년 4.33점 △2021년 4.23점으로 지속 하락했다. 결혼이민자·귀화자 중 지난 1년간 차별받은 경험이 있다 답한 사람도 16.3%다. 이들 중 79.9%는 차별을 '참는다'고 답했으며 상대에게 사과를 요구한 경우는 9.3%에 불과했다.
더 나아가, 미디어는 다문화가정에 대한 차별과 고립을 한층 강화한다. 2021년 한국언론학보에 게재된 '한국의 일상적 인종주의에 대한 고찰: 다문화가정 자녀에 대한 뉴스 담론을 중심으로'(김범선·조영한)은 '다문화'라는 이름으로 '비다문화' 가정과 구분해 보도하는 언론의 방식이 혐오를 재생산한다고 지적한다. 연구자들은 해당 연구에서 '다문화가정의 자녀들과 가정을 수식하는 언어를 보면 '가장' 소외된 계층, '대표적인 약자'로 표현하고 이들을 한국 사회가 '보듬고', '보호', '지원'해야 할 대상으로 나타난다'고 지적한다.

반면 긍정적 변화가 관찰되기도 한다. 이주여성을 중심으로 다룬 영화 '파이란'(2001), '미씽: 사라진 여자'(2016), '헤어질 결심'(2022)에서 그 변화가 드러난다. '파이란'에서의 중국인 이주여성 '파이란'은 사회에 어울리지 못하는 이방인이자 수동적 여성성을 지닌 존재로 비춰지지만 '미씽'에서의 중국인 보모 '한매'는 이주민인 동시에 다문화 가정 구성원으로서의 위치를 지닌다.

그리고 '헤어질 결심' 속 중국인 여성 '송서래'는 귀화했음에도 여전히 '외국 여성'으로 그려지지만, 동시에 '한국어를 잘 구사'하고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했던 외조부'를 둔 주체적 목적과 꿈을 가진 채 행동하는 여성으로 나온다.

다문화 가정 및 이주민의 문화·예술에 관심이 있다면 주목할 만한 행사가 있다. 오는 18일부터 21일까지 인천광역시 일대에서 이주민들의 시각으로 본 한국을 엿볼 수 있는 제12회 디아스포라영화제가 열린다. 올해 디아스포라영화제는 전 세계 29개국 총 75편의 작품이 선정됐다. 영화제보다 하루 앞선 17일 진행되는 개막식에서 상영될 개막작은 '그때는 아무것도 없었다(There Was Nothing Here Before)'(이반 야그치 감독)이다.
올해 디아스포라영화제는 △디아스포라 인 포커스 △시네마 피크닉 △디아스포라 장편 △디아스포라 단편 △디아스포라의 눈 등의 섹션이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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