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신한 쉬어로즈 컨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신한지주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신한 쉬어로즈 컨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신한지주

"우리는 이미 선한 영향력 1위라는 명확한 목표를 중장기 지향점으로 설정했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지난해 3월 신한금융의 새로운 수장으로 취임하며 강조한 말이다.

지난해 진 회장은 취임사에서 단 한 번도 성적을 강조하지 않았다. 실적보다 사회적 책임과 임직원 행복이 중요하다고 설파했다.

진 회장은 신한은행장 재직 때부터 '재무적 1등보다 고객에게 인정받는 것이 진정한 일류'라며 '고객 퍼스트' 문화를 고수했다.

신한은행장 취임 당시에도 "재무적으로 이익을 더 냈다고 리딩뱅크라 하는 것은 동의하지 않는다"며 "은행은 고객을 이익 창출 수단으로 봐서는 안 되고 고객 자산을 증식하는 과정에서 이익이 실현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은행장 취임 이후 '고객 퍼스트 성과평가체계 도입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성과 대신 고객을 돕는 영업방식을 성과평가체계(KPI)에 도입했다.

이를 통해 자산관리(WM)부문 인력 평가에서 고객 수익률 비중을 10%에서 30%까지 끌어올렸다. 개별 상품 판매실적 기여도보다 고객 수익률과 안정성 등에 무게를 뒀다.

이는 최근 금융감독원이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사태 이후 후속 조치로 검토 중인 방안과 유사하다.

진옥동 회장의 진심에 고객도 응답했다. 2022년 신한은행 기준 고객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94.5점을 기록했다.

진 회장의 신한금융 회장직에 오른 뒤에도 '고객 우선' 철학은 여전했다. 진 회장은 취임사에서 "직원이 사랑하지 않는 회사를 자랑스러워할 고객은 없을 것"이라며 "임직원 모두의 꿈과 행복을 위한 일에 제가 먼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어 "신한과 함께하는 것 자체가 고객의 자랑이 될 수 있다면 우리의 존재 이유는 명확해진다"며 "창업과 성장 기반이었던 고객 중심을 고객 자긍심으로 확장하자"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제시한 방안은 △사회적 책임 △금융업 발전·혁신 주도 △임직원 꿈과 행복 등 3가지다.

진 회장은 취임 이후 조직개편을 통해 그룹 소비자보호부문(CCPO)을 신설했다. 소비자보호는 그간 계열사 차원에서 이뤄졌으나 지주 내 컨트롤타워를 세워 내부통제를 강화한다는 의도다.

금융당국이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제시한 '책무구조도' 도입에도 발 빠르게 나섰다. 책무구조도는 각 임원이 책임지는 내부통제 항목을 기재하는 제도다. 내부통제 사고 발생 시 담당 부서와 사고 경중에 따라 은행장 등 임원 사임까지 가능하다.

신한금융은 오는 26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 안건 설명자료를 통해 지배구조법상 책무구조도 최초 제출 시점(2025년 1월)을 전 주요 그룹사에 도입한다고 밝혔다.

오는 7월 시행하는 지배구조법에 따르면 금융지주·은행 책무구조도 제출 시점을 법 시행 후 6개월 이내, 금융투자회사·보험사·여신전문금융사·저축은행은 규모에 따라 1~3년 이내로 규정하고 있다.

진 회장은 내부통제뿐만 아니라 ESG 전 영역에 걸쳐 보폭을 넓히고 있다. 신한금융은 오는 2030년까지 그룹사 사용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글로벌 캠페인 'RE100'에 가입했다.

금융배출량도 줄었다. 신한금융의 2022년 고객 자산 금융배출량 396만68톤으로 2021년(414만7178톤) 대비 4.4%p 감소했다.

금융배출량은 금융기관이 투자, 대출, 보험 등의 금융자산을 운용하면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다. 금융사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항목으로 페이퍼리스, 다회용컵 사용 등 일차적인 환경보호 실천보다 훨씬 중요한 항목이다.

여성 인력 육성에도 꾸준히 힘을 쓰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 2018년부터 여성리더 육성 프로그램 '신한 쉬어로즈(SHeroes)'를 운영 중이며 1기 수료자 조경선 전 신한은행 부행장을 신한DS 사장 자리에 앉히며 프로그램의 진실성을 증명하기도 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진옥동 회장이 이전부터 ESG경영에 관심이 많고 관련 독서와 공부에도 많은 시간을 투입해 지식도 많은 것으로 안다"며 "앞으로도 ESG경영 행보가 기대되는 최고 경영자"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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