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 책임을 맡은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이 참사 당시 정황과 사실 관계를 담은 '세월호 3488일의 기록'을 출간했다.
5일 출판사에 따르면 책은 총 사고 당시 해경의 구조 과정, 사고 이후 해경 해체와 수사·기소·재판 과정 등을 담은 5부로 구성됐다. 제목의 3488일은 사고 당일부터 김 전 청장의 업무상과실치사상 재판이 마무리된 기간이다.
책은 검찰·전문기관 조사와 판결문을 토대로 부실한 선박 운항, 과적을 위한 평형수 배출 등 복합적인 참사 원인을 짚었다. 김 전 청장은 당시 SNS와 언론으로 무분별하게 확산된 '인신공양설', '잠수함 충돌설' 등 각종 루머들의 사실관계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김 전 청장은 참사 당시 해경의 미흡한 초동 조치를 일부 인정하면서도 승객 구호활동을 해야 할 선장과 선원들이 먼저 탈출해 선내 선원들과 협력해 구조할 기회를 놓쳤다고 안타까워했다. 더불어 재판 과정에서 가장 큰 쟁점이었던 해경의 '퇴선 명령'에 대해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김 전 청장은 "해경의 과실이나 부족했던 점을 변명하기 위한 책이 아니다"라며 "잘못 알려진 부분을 바로잡고 참극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바다의 징비록'을 쓰는 심정으로 기록했다"고 적었다.
이어 "바다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던 사람으로서 참담한 사고를 막지 못해 죄송하다"며 "다시 한번 유가족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김 전 청장은 참사 이후 9차례 조사·수사를 받고 2020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1·2심과 대법원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