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환 토스뱅크 프로덕트 오너가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토스뱅크
김승환 토스뱅크 프로덕트 오너가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토스뱅크

토스뱅크가 외환 서비스 출시와 함께 '환전 수수료 평생 무료'를 내세웠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역마진 우려를 쏟아냈지만 토스뱅크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있어 문제 없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다만 토스뱅크가 외환 통장 서비스로 확보할 수 있는 수신과 고객 규모가 불확실해 수익원에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달렸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지난 18일 '세상의 돈을 자유롭게, 살 때도 팔 때도 평생무료환전'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외환통장 상품을 출시했다.

토스뱅크는 국내 금융사 외환 서비스의 근본적 문제가 환전 수수료에 있다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고객이 우대 비율을 찾아다닐 필요가 없게 환전 수수료를 받지 않고 살 때와 팔 때 환율을 모두 같게 책정하겠다고 했다. 그 가운데 매입과 매도 환율 차액은 은행 외환 사업의 중요한 수입원 중 하나로 꼽혀 이런 수익 포기를 어떤 돌파구로 해결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일단 해당 방침은 달러, 유로, 엔 등 주요 외화뿐만 아니라 환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17개 통화 전체에 적용한다. 기존 토스뱅크 체크카드를 외화통장에 연결해 해외 결제가 가능하다. 결제와 ATM 출금 역시 수수료는 모두 무료다.

카드 수수료도 마찬가지다. 현재 하나카드 '트래블로그'와 핀테크 기업 '트래블월렛'이 해외 카드 결제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지만 트래블로그는 이벤트성 면제이고 트래블월렛은 외화 매입과 매도 수수료를 다르게 책정한다.

반대로 토스뱅크는 체크카드 수수료 무료도 약관상 올해 7월 31일까지로 예정돼 있지만 고객 편의를 위해 프로모션을 계속 연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결국 토스뱅크가 외환 서비스로 얻을 수 있는 직접적인 이익은 아무것도 없다는 뜻이다.

당연히 이런 파격적인 혜택을 두고 수익 확보 방안을 향한 의견이 분분하다. 토스뱅크가 기업 영업을 하지 않는 만큼 외환 운용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은 크지 않다는 게 업계의 주된 의견이다.

이런 지적에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내부적으로 역마진이 발생하지 않도록 구조를 짜놨다"며 "외환시장, 예치금 등이 있고 미래에 내놓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있다"고 답했다.

이어 "미래 B2B 사업 등 비이자이익 방안을 구상했다면서도 "구체적인 수익구조는 밝히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자체 앱이 아닌 '토스' 앱 내에서 토스뱅크 서비스를 함께 볼 수 있는 만큼 월간활성이용자수(MAU)를 늘리는 게 주목적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토스가 플랫폼으로 선두를 달리는 만큼 고객 체류 시간과 금융상품 접근 가능성을 높여 부가 이익 창출과 플랫폼 입지 강화를 노린다는 분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UI·UX가 워낙 잘 짜여 있으니 외환 통장을 개설하려다가 증권으로도 넘어가고 대출도 앱에서 보고 실행하고 할 수 있지 않겠냐"며 "토스가 플랫폼으로서 입지를 굳히는 게 목적이라면 좋은 전략이지만 그걸로 광고 수익 등 비이자이익이 얼마나 늘어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관계자는 "현지 ATM에서만 외화 출금이 가능하다는 점이 눈에 띈다"며 "국내에서 출금이 안 되니 외화 운송, 보관 비용이 필요 없고 수시입출금 통장과 달리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다는 점이 부담을 더는 이유 중 하나"라고 해석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외환 통장에 들어있는 금액도 요구불예금이긴 하지만 수시 입출금 통장 혜택과 달리 외환 관련해 다른 은행에서 이보다 파격적이고 편리한 혜택을 내걸기는 어려워 보이니 유출 걱정도 덜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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