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2023년 4분기 증권업계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해외투자자산 평가손실을 비롯한 손상차손과 부동산PF 관련 충당금 적립이 추가로 발생한 것이란 예상이다.

지난 2일 유안타증권은 미래에셋·NH투자·한국금융지주·삼성·키움증권의 4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473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51.6%, 당기순이익은 167억원으로 81.8%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4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이 전분기 대비 28.6% 감소한 16.5조원에 그치며 전분기 대비 18.3% 감소할 전망"이라며 "이자손익도 신용공여 잔고 정체로 전분기 대비 소폭 증가에 그칠 것"이라고 했다.

유안타증권의 주요 증권사 4분기 당기순이익 추정치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1280억원으로 컨센서스 대비 14.6% 상회하겠지만, 미래에셋증권은 -240억원으로 컨센서스(1133억원)를 크게 벗어나고, 한국금융지주(790억원), 삼성증권(940억원), 키움증권(-1540억원) 모두 시장 기대치보다 못한 순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키움증권은 영풍제지 관련 미수금 손실 4333억원이 반영되면서 대규모 적자가 실현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하반기 수수료수익 감소 등 수익창출력이 저하된 점은 신용평가업계의 분석과도 일치한다. 

윤재성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수수료수익 저하의 주요원인은 IB부문의 위축에 기인한다"며 "2023년 중 기업공개(IPO) 감소 등 주식발행시장(ECM) 부문이 위축됐고, 신규 부동산PF 영업도 크게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부동산PF 및 해외투자건 추가 부실화 위험이 존재하고 연체율 관리를 위한 대출채권 상각도 이루어질 경우 충당금 전입 및 대손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 태영건설 워크아웃과 관련해 증권업계 부동산PF 우려가 부각되고 있어 추가 충당금이 지난해 4분기에 반영됐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이 부실PF에 대해 시장원칙에 따른 구조조정 필요성을 언급한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대체투자자산 재평가도 예정돼 있어 증권사들이 2023년 4분기 중 관련 충당금은 인식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부동산 시장은 금리 인하 기대감과 함께 회복 신호가 감지된다. 주택매매가격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며 바닥을 다지고 있고, 상업용부동산도 지난해 3분기 기준 임대가격지수가 오피스 101.25, 상가 99.49로 개선세 및 반등에 성공했다.

정 연구원은 "PF와 관련한 우려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정부와 당국에서 은행권을 통한 적극적인 유동성 공급 기조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시스템 리스크로 확대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상업용부동산 가격도 지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뉴스저널리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