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돈 받겠다고 친척들 잔소리 듣느니, 속 편히 알바하는 게 훨씬 나아요."
졸업을 앞둔 대학생 김 모 씨(24, 여)는 이번 추석연휴에 떡집에서 상품을 포장하는 단기 아르바이트(알바)를 구했다. 하루 12만원짜리 알바 덕분에 김씨는 연휴에 약 50만원을 벌게 됐다. 김씨는 "명절은 목돈 벌기에 좋은 시기"라며 "알바가 끝난 뒤 고향에 내려가 부모님을 뵐 계획"이라고 말했다.
명절 가족과 시간을 보내기보다 단기 아르바이를 선호하는 2030세대가 늘고 있다.
핵가족화로 전통적인 명절풍경이 사라지는 데다, 경기침체에 취업난 심화로 연휴에도 실속을 챙기려는 청년층 세태가 반영된 것이다.
실제 아르바이트 플랫폼 알바몬이 연휴기간 단기 일용직 공고를 모아둔 '추석 알바 채용관'에는 구인 공고가 약 3200개(27일 기준)가 올라와 있다. 가장 보수가 높은 공고의 경우, 일급이 17만원이었다.
취업준비생들의 경우 가족이나 친척을 피해 스터디 카페를 찾아 공부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종합교육기업 에듀윌이 20~40대 남녀 1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성인 취업준비생의 절반 이상은 추석연휴 가족과 친척을 피해 공부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학습장소로는 △스터디카페(50.6%) △독서실(27.7%) △무인카페, 편의점(각 7.2%) 등을 선호했다. 연휴기간 일 평균 학습시간은 △3~4시간(29.4%) △5~6시간(25.5%) △2시간 이하(23.5%) △7시간 이상(21.6%) 순이었다.

한편 MZ세대를 중심으로 온라인 중고마켓에서 추석 선물을 구매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물가 상승으로 추석 선물세트 가격도 뛰면서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젊은층들이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27일 기준 번개장터에 올라온 중고 추석선물세트는 약 2000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물가에 가성비를 중시하는 MZ세대가 트렌드를 주도하면서 추석 선물문화가 변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장년층도 따라가는 추세"라며 "귀향하지 않고 명절을 보내는 이들이 늘어날수록 변화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