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과 10월이 되면 국내 자동차 제조업계는 임금 및 단체 협상(임단협)에 돌입한다. 중견 완성차 업체인 한국지엠, KG모빌리티, 르노코리아자동차 브랜드들은 협상안을 두고 수십 차례 교섭으로 잠정합의안 도출을 위해 노조원들과 협상에 임하고 있다. 올해는 이들 세 브랜드 중 잠정합의안 과반수 찬성으로 14년 연속 무분규 협상을 마친 KG모빌리티가 있지만 르노코리아자동차와 한국지엠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GM은 18차 교섭 끝에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는데 노동조합 찬반투표에서 절반을 넘기지 못해 부결됐다. 사측과 노조가 서로 힘을 합쳐 이 시기를 이겨내야 하는 상황에 이번 부결로 인해 한국GM은 임단협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한국지엠은 노사가 서로 힘을 합쳐야 '상생'을 이룰 수 있다며 이번 합의안 부결은 서로에게 악영향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번 투표 부결로 인해 한국지엠은 전략차종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이제 막 궤도에 올라 분위기 반전이 필요한 시점에 조합원들의 투표 결과에 큰 타격을 받았다. 사측은 양보없는 요구안은 노사의 지속가능성에 영향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노사 간의 잠정합의안이 조합원들을 만족 시키지 못하면서 지난 6월 23일 첫 상견례를 시작으로 9월 2일 잠정합의안 도출까지 18차례의 교섭 시간은 서로에게 상처만 남기게 된 셈이다. 투표 부결로 노사가 다시 교섭 테이블에 마주 앉아 합의안을 마련해야 한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는 지난 12∼13일 진행한 잠정합의안 찬반투표에서 총원 7244명 중 과반수인 4039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전체 인원의 55.8%, 투표 인원(6829명)의 59.1%가 잠정합의안에 반대했다. 찬성표는 2772명(40.6%), 무효표는 18명(0.3%)으로 집계됐다
앞서 한국지엠은 "내년 차세대 글로벌 신차 출시 준비 등 매우 중요한 시기에 노사가 함께 도출해 낸 잠정합의를 바탕으로 올해 교섭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밝힌 바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파업으로 이어지는 것이 문제 해결을 위한 정답이 아님은 사측과 노조들도 알고 있을 거로 생각한다. 노조들의 일방적인 주장은 오히려 회사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본다. 특히 한국지엠의 경우 9년 만에 흑자 전환이 된 시점이라 올해 임단협 협상은 매우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한국지엠은 올해 도약을 해야 하는 시기다. 재도약을 위해 GM은 추석 전 서둘러 해결하기 위해 지난 8월 한국사업장 사장에 헥터 비자레알 신임 사장이 나서 노사관계를 안정시켜는 데 힘을 쏟았다. 헥터 비자레알 사장은 교섭 한차례 참석과 부평, 창원, 보령공장을 돌며 차질 없는 생산의 중요성을 임직원들에게 강조하며 노사관계 안정화의 중요성을 당부했다.
한국지엠 노사는 총 18번의 교섭을 거쳐 지난 8일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협상 타결 시 일시금 500만원, 성과급 250만원, 격려금 250만원 등 총 1000만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기본급을 7만원 인상(호봉승급 포함)하고, 조립T/C수당과 정비 5단계별 수당을 각각 1만원과 7000원씩 인상하기로 했다.
노조의 요구안은 구체적인 요구 사항을 살펴보면 기본급 18만 4900원 인상, 성과급 1800만 원 지급, 식자재비 28.8% 인상, 가족 행복 지원비 10만 원 등이 포함된다. 여기에 차세대 전기차 생산 배정, 군산 공장 해고자 복직 등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