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크 대출비교 약정 ‘4분의1’이 5대 지방은행으로 나타났다. 사진=핀크
핀크 대출비교 약정 ‘4분의1’이 5대 지방은행으로 나타났다. 사진=핀크

지방은행과 핀테크 기업이 선의의 동맹을 맺고 있다. 지방은행은 지역을 넘어 다양한 고객군을 확보하고 핀테크는 인지도와 실적을 챙길 수 있는 만큼 당분간 공생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5대 지방은행(부산·대구·경남·광주·전북은행)은 시중은행과 달리 핀크, 핀다 등 대출 비교 플랫폼에 모두 입점한 상태다.

지방은행은 최근 실적과 성장률 면에서 인터넷전문은행에 밀리는 등 고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카카오뱅크 당기순익은 1838억원이다. 지방은행 중 가장 실적이 좋은 부산은행(2662억원)보다는 824억원 적지만 순익 성장률은 48%로 부산은행(8.4%)의 4배가 넘는다.

경남은행, 광주은행 상반기 순익은 각각 1613억원, 1416억원으로 카카오뱅크보다 낮은 순익을 냈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방은행이 고전하는 이유에 대해 "지방은행은 지역민과 지역 중소기업에 수준 높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역할이 있고 이를 기반으로 수익, 건전성 면에서 시중은행보다 나은 성과를 보여왔다"면서 "하지만 2016년부터 시중은행보다 디지털 전환이 늦어지고 새로운 형태의 기업이 금융산업에 진출하면서 성과가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지방은행은 경기 침체로 지역 기업이 어려워지는 등 입지를 위협받는 상황을 탈피하기 위해 핀테크와 협업을 선택했다.

대구은행이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 시중은행으로 전환을 선택한 것처럼 핀테크와 손을 잡고 비대면 전환을 더욱 빠르게 이뤄내고 경쟁력과 수익성을 같이 잡겠다는 전략이다.

핀테크 입장에서 지방은행은 든든한 제휴사다. 일정 규모의 고객 기반이 있고 1금융권인 만큼 금리 경쟁력이 높은 상품을 확보할 수 있다.

파트너십 측면에서도 시중은행보다 지방은행이 훨씬 더 개방적이고 적극적이어서 특화상품 개발 등 다양한 측면에서 협업 논의가 쉬웠다는 후문이다.

고객 반응도 좋다. 핀크 대출 비교 서비스의 전체 약정 중 25%는 5대 지방은행이다. 핀크는 지난 2019년 DGB대구은행과 함께 'T하이파이브 적금'과 'IM스마트통장'을 핀크 앱 전용 상품으로 선보였다.

당시 두 상품 가입자의 68%가 2030세대였고 61.3%가 수도권 거주자로 나타났다. 핀크에서 이뤄진 지방은행 대출 약정 고객 연령대도 2030이 70%를 넘겼다.

대출 중개 플랫폼 핀다는 지난달 JB금융지주 전략적 상호 지분투자를 체결했다. 핀다는 지난 2020년 전북은행과 비대면 전용 신용대출 상품 제휴를 시작으로 파트너십을 맺고 햇살론 등 서민 금융지원 상품을 함께 출시했고 광주은행과 씬파일러(Thin Filer, 금융 이력 부족자) 고객 전용 대출 개발·공동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핀다 관계자는 "핀다 플랫폼 내에서 지방은행 매출이 일제히 지난해보다 2배가량 상승했는데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약 3배 정도 늘어나서 매출 효과도 뚜렷하게 나타났다"며 "기존의 판을 깨기 위해서는 서로가 잘 돼야 한다는 데서 의견이 잘 모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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