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6개월만에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며 하반기 반등 기회를 잡은 우리나라 수출이 노동계의 하투(夏鬪) 본격화로 경기회복에 적신호가 켜지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1일 자동차·조선업계에 따르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오는 15일까지 2주간 총파업에 돌입한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현대중공업 노조)도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주말을 제외하고 전체 조합원 6000명가량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 중이다. 조합원 투표 결과가 과반 찬성으로 나오면 파업에 나설 수 있다. 파업 투표 부결 전례가 없는 만큼, 조합원 투표는 가결될 가능성이 높다.

조선업종 노조연대(조선노연)도 지난달 30일 국회 소통관에서 '조선업종노조연대 공동 쟁의조정신청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2일 금속노조 총파업에 함께하기로 했다. 정부와 기업의 현 조선업 정책 문제점을 지적함과 동시에 조선노연의 요구사항을 관철하기 위해서다.

현대차노조도 같은 날 파업에 동참하기로 했다. 2018년 이후 5년만이다. 당일 오전·오후 출근조가 2시간씩 총 4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한다. 노조 측에서는 사측과 진행 중인 임금단체협상(임단협)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지만, 결과에 따라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정부와 산업계는 16개월만에 수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한 상황에서 노동계 총파업으로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6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6월 무역수지는 11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월간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선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16개월만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이번에 특히 큰 비중을 차지했던 자동차와 조선업이 하반기에도 전년동기 대비 각각 0.9%, 20.8%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파업이 근로손실 일수에 영향을 주고 무역수지를 끌어내릴 것으로 보인다. 근로손실 일수란 노사 분규가 직접적 원인이 돼 발생한 사회적 손실을 측정한 지표다. 파업 참가 수에 파업시간을 곱해 1일 근로시간(8시간)을 나눠서 구한다. 0에 가까울수록 노사관계가 안정돼 있음을 의미하고, 같은 기간 파업하더라도 참여 인원이 많을수록 값이 높아진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집계된 누적근로손실 일수는 6만2000일이다. 파업이 진행될 수록 수치는 악화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의 경우 하반기 수출 물량은 아주 좋은 상황인데, 파업 이슈가 가장 큰 리스크 요인 중 하나이며, 조선도 수주 후 건조 기간에 파업으로 차질이 생기면 패널티를 받을 수 있어 우려가 많다"면서도 "해결되면 큰 문제가 없는 것이기에 일단 상황을 지켜 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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