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등기 임원 복기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실적이 부진하면서 총수의 책임 경영 필요성이 제기돼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을 7조9000억원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43조4000억원과 비교해 크게 감소한 수치다.
김 연구원은 "최악 수준의 메모리 다운사이클이 전개되며 올해 삼성전자는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며 "실적 부진 속에 책임 경영 필요성은 오너 일가의 등기임원 복귀로 연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미등기 임원인 상태다.
이 회장은 지난 2016년 10월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로 선임됐으나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되면서 2019년 10월 재선임 없이 임기가 만료됐다. 현재는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재판에 출석중이다.
등기임원은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기업 경영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진다. 삼성·SK·현대차·LG 등 국내 4대 그룹 총수 가운데 미등기 임원은 이 회장이 유일하다.
이 회장은 지난 3월 열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등기 이사로 선임될 것이란 관측도 나왔으나 이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안건은 포함되지 않았다.
김선우 연구원은 "사법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실적 개선을 통해 주주가치 증대 필요성이 대두된다"며 또한 "올해로 종료되는 주주환원 정책의 후퇴 없는 연장이 필요한 시점"으로 이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삼성 관계자는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재계 관계자는 "지주회사가 아닌 기업의 등기임원은 등기된 회사만의 이익을 대변해야 한다는 점에서 항상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미등기 임원이 계열사간 이해 상충 문제에서 중재역할을 하기도 해 미등기임원을 책임회피로 보긴 힘들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