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케미칼의 계열사 중 하나인 '롯데베르살리스엘라스토머'가 올해 감사 의견에서도 존속능력을 의심받았다. 5년간 적자에 허덕이고 있지만 고무 업계 특성상 선발주자들을 따라잡기도 쉽지 않아 전망은 밝지 않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베르살리스엘라스토머(롯데베르살리스)는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감사보고서에서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의견을 받았다.
유동 자금이 없거나 자본잠식이 일어났다는 것으로 투자금마저 까먹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지난해 롯데베르살리스의 순손실은 3189억원이다. 1년내 현금화 가능한 유동자산에 비해 1년내 지급해야하는 유동부채(순유동부채)가 3315억원 더 많다.
롯데베르살리스의 순유동부채는 여수공장 설립 이후 2018년(712억원), 2019년(1548억원), 2020년(3599억원), 2021년(3216억원), 2022년(3315억) 증가 추세에 3년째 3억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감사인 의견도 지난해까지 5년째 '계속기업으로서의 중요한 불확실성'을 언급했다.
모회사인 롯데케미칼은 지난달 7일 이사회를 열고 베르살리스 법인 유상증자에 참여해 250억원을 출자하기로 결의했다. 2014년 첫 출자 이후 12번째 유상증자며 총 현재까지 총출자금액은 5945억원에 달한다.
롯데베르살리스는 2013년 롯데케미칼이 이탈리아 국영 석유화학기업 베르살리스와 50대 50의 지분율로 세운 합작회사다. 차세대 타이어 소재로 거론되는 고성능 합성고무 SSBR, EPDM 등을 제조·판매한다. 2017년 여수 산업단지 내 공장설비 건설을 완료해 2018년부터 본격 산업생산에 돌입했다. 하지만 실적은 줄곧 기대를 밑돌았다.
업계 관계자는 "고무업계 특성상 공장 설립부터 기술개발까지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고 타 업계와도 협업하는 경우가 대다수라 진입장벽이 높은 사업”이라며 “상대적으로 후발 주자에 속하는 롯데케미칼이 선발주자들을 따라잡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합성고무는 금호석유화학과 LG화학이 시장을 선점한 상태다. 금호석유화학은 1973년부터 말부터 가동된 울산SBR공장을 가지고 있으며, 1979년엔 여수에 합성고무공장을 준공했다. LG화학은 기존 현대석유화학이 1996년에 준공한 대산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특히 타이어에 들어가는 범용 고무의 경우엔 금호석유화학이 국내 타이어 3사(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와 거래 관계를 선점한 상태다. 특정 타이어에 요구되는 고무를 개발단계에서부터 함께 하기에 타이어 회사들이 공급 업체를 바꾸는 게 쉽지 않다.
타이어 안전성 검증도 중요한데, 베르살리스가 그만큼의 기술력을 보유하는지도 의문이다. 롯데케미칼과 합작 당시 베르살리스는 5년간 적자 상태였으며 돈벌이가 안된다는 이유로 영국 범용 타이어 공장을 폐쇄했다.
2018년 281억원이던 매출액이 이후 2021년(1924억원) 2022년(2482억원) 꾸준히 증가해 적자폭은 2019년(1만8376억원) 2020년(1만6181억원) 2021년(3721억원), 2022년(3189억원)로 많이 줄었지만 코로나19에 의한 일시적 수혜라는 지적도 나온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시황, 판가상승 등으로 적자폭은 계속 줄고 있으며 타이어 회사들로부터 안전 인증을 받는 절차가 많아 그런 것"이라며 "현재 인증 받는 과정이고 이외에도 영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