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사진=LG디스플레이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사진=LG디스플레이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이 실적부진 파고를 딛고 유임됐다. 이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지만 ‘안정’에 무게를 둔 LG그룹의 인사방침에 따른 것이다. 향후 몇년간 LG디스플레이를 이끌 정 사장은 실적 개선을 위한 사업 구조재편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정호영 사장의 유임을 결정했다. 2020년 3월에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직에 올라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상황이었다. 지난 3분기 LG디스플레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적자로 돌아서면서 정 사장의 유임 여부는 불투명했다.

실제 LG디스플레이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6조7713억5500만원, 영업손실 7593억원600만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액은 6.26% 감소했고 영역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2분기 4883억원 적자에 이어 2분기 연속 적자를 누적했다. 3분기 부채비율도 181%로 전년동기 대비 21.5%포인트 증가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TV 수요가 크게 줄었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 장기화로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중국 업체들의 진입으로 LCD 패널 가격이 크게 하락한 것도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정호영 사장은 LG그룹 내 대표적인 ‘전략·재무통’으로 알려졌다. 실적 부진에도 정호영 사장이 연임된 이유로 풀이된다. 정 사장은 지난 1984년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LG전자 입사했다. 이후 전략기획팀장과 재경 부문 경영관리팀장을 거쳐 2008년부터 6년 동안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했다. LG디스플레이 대표 이사직엔 2020년 3월에 올랐다.

이번 유임으로 정 사장이 LG디스플레이 시장으로 취임한 후 이어왔던 사업구조 재편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는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해 LCD 출구 전략을 가속화 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LCD TV의 국내 생산 종료 시점을 당초 계획했던 내년보다 6개월∼1년 앞당기고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한다. 또 올해 시설투자 규모를 1조원 이상 축소하고 내년에도 감가상각비의 절반 수준에서 집행될 수 있도록 기존 계획을 재검토한다. 

이를 위해 인력배치도 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정 사장의 유임 발표 후 임직원들에게 LG그룹 계열사 전환 배치 신청을 받는다는 안내 이메일을 보냈다. 메일을 받은 대상자는 LG에너지솔루션, LG CNS, LG전자 등 다른 계열사로 전환 배치를 신철할 수 있다. 전환 배치 시점은 올해 말에서 내년 초에 이뤄질 예정이며 규모는 200~300명 수준이 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이긴 하지만 경제사이클인 측면이 있어서 (실적은) 충분히 재도약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정호영 사장이 재무 전문가이시고 이번 유임으로 재신임 받은 것이어서 기존 발표와 동일한 방향성을 가지고 사업추진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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