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암 박두성 선생이 창안하고 보급했던 우리나라 최초의 6점식 ‘한글점자(훈맹정음:국가등록문화재)’ 육필원고와 점자관련 기록물이 공개된다.
이번에 복원되어 공개되는 점자관련 기록물은 우리나라 최초의 6점식 한글점자(훈맹정음), 선생이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발행했던 주간 회보 ‘촉불88호:영결김구선생(국가등록문화재)’, 점자에 대한 표준안을 마련하고 최초로 제정·공포했던 ‘한국점자규정제정’ 등이다.
먼저 이번에 복원된 ‘한글점자’는 박두성 선생이 창안한 훈맹정음의 사용법을 기록한 육필원고로 사용법과 원리, 구성을 시각장애인뿐 아니라 비장애인들도 알 수 있도록 서술한 자료이다.
당시 맹인 교육에는 평양점자라 부른 4점식 뉴욕점자가 사용되고 있었으나 자음의 초성과 종성이 구별되지 않아 자모가 두 칸으로 제자되어 문자로는 큰 결함을 갖고 있었다.
이에, 박두성 선생은 4점식 점자가 아닌 6점식 점자를 토대로 한글 점자를 만들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고, 배우기 쉽고, 점 수효가 적고, 서로 헷갈리지 않아야 한다는 세 가지 원칙에 기초해 만들어진 한글점자는 1926년 11월 4일에 ‘훈맹정음’이란 이름으로 반포됐다.
훈맹정음은 무엇보다 소리나는 대로 쓰고 쓴 대로 읽을 수 있도록 제자된 것이 특징이며, 시각장애인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규칙적이고, 체계적이며, 배우기 쉽게 만들어진 것이 특징이다.
이번에 복원된 88호에는 ‘영결 김구 선생’이라는 제목으로 김구 선생의 영결식이 엄수되었던 1949년 7월15일의 비통한 분위기와 이범석 총리의 축사 등에 관한 내용이 점자로 상세히 담겨있다.
한편, 훈맹정음이 만들어진 지 57년 만인 1983년, 정부는 ‘한국 점자 통일안’을 마련했으며, 그 후 1993년 국가 공인의 표준 점자를 제정하기 위한 개정안이 자문위원회의를 통해 만들어졌다.
당시 문체부는 국가 공인의 표준 점자를 제정하기 위해 22명의 자문위원으로 구성된 ‘한국 표준점자 제정 자문위원회’를 발족하였다. 점자의 분야(한글·고문, 수학·과학, 국악·양악, 컴퓨터, 외국어 등)별 연구 실무팀을 구성하여 시안을 작성하고 점자 사용 기관과 단체의 의견을 수렴하여 분야별 점자 규정을 마련했다
이후, 1997년 12월 17일 ‘한국점자규정(1997-58호)’을 어문 규정으로 고시하면서 점자를 문자로 공인했다.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유관기관과 협업하여 올해 7월부터 약 4개월에 걸쳐 송암점자도서관 소장 ‘한글점자’와 ‘촉불88호:영결 김구선생’, 국가기록원 소장 ‘한글점자규정제정’관련 기록물을 복원했다.
한글점자와 촉불은 오랫동안 전시, 열람 등에 활용되면서 기록물의 산성화가 심해져 가장자리의 바스라짐과 결실, 변색 등의 훼손으로 복원처리가 시급한 상태였다. 이에, 기록물의 훼손상태를 정밀하게 진단하고 세척(클리닝)을 통해 표면 오염물질을 제거하여 기록물의 가독성을 향상시켰다.
또한 원본과 유사한 한지로 결실부를 보강하고 탈산처리를 실시하여 기록물의 보존성을 강화했다. 복원이 완료된 한글점자와 촉불88호(점역 후 소리 서비스 제공), 한국점자규정은 국가기록원 누리집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