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용 해시계 ‘일영원구’ . 사진 제공=문화재청
휴대용 해시계 ‘일영원구’ . 사진 제공=문화재청

지난 3월 미국 경매를 통해 환수한 휴대용 해시계 일영원구(日影圓球)가 일반에 공개된다.  

일영원구는 지금까지 학계에 알려진 바 없는 희귀 유물로, 국외 반출 경위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당초 소장자이던 일본 주둔 미군장교의 사망 이후 유족으로부터 유물을 입수한 개인 소장가가 경매에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지난해 해당 유물의 경매 출품 정보를 입수한 이후 면밀한 조사와 문헌 검토 등을 거쳐 지난 3월 미국의 한 경매에서 이 유물을 낙찰 받아 국내로 들여오는 데 성공했다.

국내에서 최초로 확인된 구형(球形)의 휴대용 해시계라는 점, 전통 과학기술의 계승·발전상을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점, 명문과 낙관을 통해 제작자와 제작 시기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역사적·과학사적 가치가 높게 평가된다.

조선시대의 일반적인 해시계 앙부일구(仰釜日晷)와 달리, 일영원구는 둥근 공 모양인 원구(圓球)의 형태로 두 개의 반구가 맞물려 각종 장치를 조정하면서, 어느 지역에서나 시간을 측정할 수 있도록 제작되어 당시 과학기술의 발전 수준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물이다.

제작 시기와 제작자를 알 수 있는 과학유물이라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한쪽의 반구에는 ‘대조선 개국 499년 경인년 7월 상순에 새로 제작하였다’는 명문과 함께, ‘상직현 인(尙稷鉉印)’이 새겨져 있어, 1890년 7월 상직현이라는 인물에 의해 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일영원구는 오는 19일부터 국립고궁박물관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 특별 전시를 통해 공개된다. 앞서 지난 달 환수되어 공개된 조선 왕실 유물 ‘보록’과 함께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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