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의 배터리사업을 책임지는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직원들과의 직통 채널을 만든 뒤 사내에서 '갓영수'로 불리고 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온라인 소통 채널 '엔톡'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글이 올라왔다.

엔톡은 임직원들이 CEO에게 건의사항을 비롯해 다양한 종류의 의견을 직접 건의하고, CEO의 답변을 확인할 수 있는 사내 소통 창구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 세계 2만4000여 명의 직원들이 CEO에게 궁금한 점을 묻거나 업무 관련 아이디어, 건의사항 등 다양한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소통채널을  작년 11월에 도입했다. 

CEO 권영수 회장이 즉각 답변이 가능한 질문은 7일 내, 추가 개선이나 검토가 필요할 경우 유관 부서 논의를 거쳐 1개월 내 응답하는 방식이다. 

글쓴이는 "엔톡이라는게 사내 게시판 정도야? 실제 직원 입장에서는 어때?"라고 물었다. 이에 블라인드 게시판에는 LG에너지솔루션 구성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직원으로 추정되는 작성자들은 "사내 게시판인데 CEO에 건의사항 올리는 거야. 생각보다 많이 개선되는 것 같은데", "처음에는 CEO가 보여주기식으로 하면서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는데 막상 잘 운영되고 합리적인 의견들은 반영 잘 되어서 좋음" 등의 반응을 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 직원으로 추정되는 작성자들은 CEO 권영수 부회장을 '갓영수'라고 표현하고 있다.

초기에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은 엔톡에 대해 '보여주기식일 것'이라며 큰 기대를 갖지 않는게 일반적 인식이었다. 이후 사측과 CEO가 성의껏 답변하고 문제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이자 '의견을 읽고 바꿔주려는 게 보인다', 'CEO 마음에 든다', 'CEO가 보는건데 납득하기 어려운 글은 임직원들 스스로 자제하자' 등 엔톡을 바라보는 시각이 매우 긍정적으로 변화했다. 결국 이 제도를 도입한 권영수 부회장을 '갓영수'로 표현하는 일까지 생겨났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에서는 ▲육아휴직 1년->2년 확대 ▲임신 및 난임휴직 도입 (최대 6개월) ▲난임치료비 지원 ▲배우자 주재원 발령 시 동반 휴직 제도 신설 신설 (배우자가 LG계열사 한정, 2년) ▲출장비 상향 개선 (단기 출장 실비지원, 장기 출장 일당 50% 선지급) ▲병가(무급) 제도 시행 ▲산학 장학금 입사 후 세금 보전 ▲엔솔 전용 사내 어린이집 확대 ▲사내공모시스템 제도 개선(지원 비밀 보장, 합격 후 반드시 이동 등) ▲아동 입양 입양휴가제 도입 (5일) 등 임직원들이 목소리를 내면 실제로 바뀐다는 사례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5월부터 임직원의 심신을 챙기는 사내 복지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장단기 해외 출장 및 전월 근무시간 초과 임직원을 대상으로 심신 안정 및 스트레스 회복을 돕는 '힐링 트립'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씩 일부 임직원(약 30여명)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참가자들은 1박2일 동안 강원도 홍천 오대산 자연명상마을을 방문해 ▲명상 및 필라테스 ▲나의 스트레스 디톡스 방식 이해 ▲일상의 셀프 힐링 방법 학습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수평적 문화 개선 등 다방면으로 수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엔톡은 그 중 한 가지 사례"라며 "임직원의 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 조직문화 및 복리후생 개선의 필요성 등 의견을 청취하며 지속해서 개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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