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임 윤희성 수출입은행장의 출근길은 여유로웠다. 산업은행과 같은 노조의 출근저지 없이 오히려 환영의 박수를 받으며 은행 문 턱을 넘었다.
윤희성 수출입은행장은 27일 취임사를 통해 “제 마음만은 수은 가족 여러분과 함께 있었다”며 “잠시 이곳을 떠나 있는 동안 수은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저는 수은 최초의 자행 출신 은행장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현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운을 뗐다.
이어 윤 은행장은 청사진으로 ▲위기에 강한 수은 ▲미래를 대비하는 순은 ▲창의적인 수은 ▲지속가능한 수은 등을 제시했다.
윤희성 은행장은 먼저 위기대응을 위해 수은 내부의 비상경제 종합 대책반을 소집하고 즉시 지원방안을 마련할 뜻을 밝혔다.
윤 행장은 “글로벌 공급망 교란은 대외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 경제에 큰 위협이므로 충력을 다해 대응해야 한다”며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해 외화유동성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적극적인 금융지원으로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원전 수출산업화 정책에도 힘을 쏟는단 계획이다.
윤희성 행장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이행과 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된 에너지, 안보 이슈가 부각되면서 원전과 방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정부의 원전 수출산업화 정책에 부응해 신규 원전 수주 및 원전생태계 복원을 위한 정책금융 지원을 강화하고 방산 수출 확대를 견인할 수 있도록 정부 및 외국 정부 등과 긴밀하게 공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원전, 방산 분야가 해외건설·플랜트, 조선 등 전통적인 수주 산업에 이어 제2 전략 수주 산업이 될 수 있도록 수은의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활용한 정책금융 역할도 강조했다.
윤 행장은 “수은의 다양한 대외정책 관련 금융수단이 새로운 융합과 혁신을 통한다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경제뿐만 아니라 외교 및 안보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수출금융과 EDCF가 연계된 경협증진자금, 초고위험국 수주 지원을 위한 특별계정 도입, 민간금융과의 협업 확대 등은 훌륭한 시도”라고 말했다.
그는 “이와 같은 노력을 통해 우리 기업에게는 새로운 해외진출 기회를 제공하고 개도국에는 새로운 경제협력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한층 더 격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외경제협력기금은 올해 35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축적한 업무 노하우와 개도국 네트워크 등을 활용해 대한민국 신임도를 높이겠단 의도다.
윤희성 수출입은행장은 “항상 변화애야 늘 한결 같을 수 있다는 ‘능변여상’의 마음가짐으로 수은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해 나가겠다”며 “이 과정에서 수은에 대한 자부심과 전문성을 가진 임직원 여러분의 의견에 항상 귀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