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편의점 업체인 미니스톱을 인수하면서 업계 빅3 체제를 굳히게 됐다.  

21일 롯데지주는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이온그룹의 한국미니스톱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분 취득금액은 3133억 6700만원이다. 

이온그룹과 매각주관사 삼일PwC는 이날 오전 롯데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하고 롯데에 결과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측은 지분 취득 목적과 관련해 “유통사업 경쟁력 강화 및 시너지 창출”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본입찰에 참여한 이마트24와 넵스톤홀딩스 컨소시엄, 롯데 가운데 가장 많은 금액을 써 낸 롯데가 승기를 잡았다. 경쟁사들은 적정 매각금액으로 2000억원대를 제시한 반면 롯데그룹은 3000억원 이상을 제안해 가격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따낸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는 이번 미니스톱 인수를 통해 편의점 GS25와 CU와 함께 업계 빅3 체제를 굳히게 됐다. 미니스톱 점포 수는 2020년 말 기준 2603개로 업계 5위다. 

작년 말 기준 GS25와 CU의 점포 수는 1만 5000여개인데 롯데의 세븐일레븐은 1만 12000여개 수준이다. 롯데가 미니스톱 인수를 완료하면 매장은 약 1만 4000여개로 늘어나 선두권과의 격차를 줄일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업계 4위인 이마트24(점포 수 5800여개)와의 격차도 벌리게 됐다. 
 
편의점업계는 점포 수가 많을수록 납품 업체와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미니스톱을 품에 안은 롯데가 몸집을 불린 후 본격적인 경쟁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니스톱은 국내 편의점 최초로 즉석식품 판매를 시작하고, 배달과 테이크아웃 중심의 패스트푸드 전문 브랜드를 런칭하는 등 편의점 업계의 식문화를 선도해 왔다. 

미니스톱은 시장 초기에 선점한 우수 입지와 경쟁사 대비 넓은 면적이 강점이다.  전기오토바이 충전, 금융, 가전케어, 세탁 서비스 등 고객 편의 향상을 위한 공간으로도 적극 활용할 수 있다. 롯데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 등 전국 오프라인 매장을 물류 거점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는데 미니스톱 매장을 물류 거점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일각에선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미니스톱의 수익성을 개선해야 하는 만큼 승자의 저주 우려도 제기된다. 미니스톱은 2020년 매출 1조 794억원, 영업손실 143억원을 기록했다. 세븐일레븐도 2020년 영업손실 85억원을 기록했다. 

미니스톱을 인수한 이후 체질 개선과 경영 효율화를 이뤄내지 못하면 적자폭이 확대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것.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사들일수록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얘기다. 

더욱이 올해는 편의점 근접 출점 제한 규제가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가맹점 이탈 이슈가 불거질 우려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니스톱 인수 직후 점주들의 이탈 우려 등을 해결하는 게 롯데의 중점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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