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오토에버에서 직원들 혹사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직장인 익명게시판 블라인드에는 현대오토에버 개발자로 추정되는 A씨가 "이게 정상적인 회사냐"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몇 달째 주말근무, 휴일근무(추석연휴도, 대체휴무일도 당연하다는듯이 출근명령), 밤 11시는 기본으로 야근을 진행 중"이라며 "심지어 주중에 업무 다 마친 인원에게는 다른사람 일을 얹어주거나, 주말에 긴급대응 필요할 수 있으니 회사 근처에 머물라고 종용한다"고 주장했다. 

A씨는 "당연히 주 52시간이 넘어가고, 근태시스템이나 인사팀에서 경고 오면 팀장이 근태시스템에서 퇴근 찍고 일하라고 명령한다"고 폭로했다. 또 "주 52시간이 넘으니 주말근무 결재도 못 올리고 출근해서 출퇴근 기록도 없이 유령처럼 일한다"고 썼다. 

그는 "고객사에서 끊임없이 협의되지 않은 사양변경, 경영층 시승 이유로 무리한 일정으로 적용 요구 등 무리한 요구를 하는데도 그걸 전혀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당사 임원들로 인해 평일야근, 주말휴일 특근까지 해도 시간이 모자라다"고 하소연했다. 

또 "고객사도, 본사 팀장 실장들도 당연히 평일야근, 주말휴일근무까지 풀타임으로 일정을 계산하는걸 당연시한다"며 "고객사에서 개선계획 제출하라면 무슨 마법봉도 아니고 PPT에 '휴일 및 주말근무로 만회'가 항상 기재되어 있다"고 했다. 

A씨는 "그 와중에 무리한 플랫폼 확장으로 QA(품질보증) 인원이 부족하니 안그래도 일 많고 사람 부족한 개발자까지 돌아가면서 하루종일 품질평가에 투입된다"며 "물론 그에 따른 업무 경감은 없으니 품질평가에 하루 종일 매달리고 나면 또 일이 쌓여서 평일야근, 주말휴일특근 무한반복"이라고 적었다. 

이런 상황에서 매일 밤늦게까지 야근하고 주말휴일 근무 마다않고 코로나 와중에 해외출장까지 갔다온 직원이 지각 3회를 넘었다고 '전사공지'로 본인 이름과 팀 이름까지 기재해 징계발령하는 일도 일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각은 잘못이지만 근무시간으로 따지면 매주 52시간 넘어서 낮에 퇴근찍고 야근하는 직원에 대한 케어가 일절 없다"며 "이 사건으로 해당 사업부 인원들 불만 폭주중인데 그에 대한 팀장이나 임원들 의견표명이 전혀 없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그는 "사람은 줄어드는데 업무는 두배 세배 늘어나니 남아있는 사람은 어디로 갈 능력도 의지도 없이 착취당해서 다들 무기력해지고 그로 인해 개발 퀄리티는 점점 더 떨어지고 있다"며 "고객사는 왜이리 수준이 떨어지냐고 회의중에 대놓고 폭언하는데 다들 묵묵히 듣고만 있다"고 폭로했다. 

해당글에는 수백개의 댓글이 달리며 높은 관심을 끌었다. "너무 심각하다. 징계받은 직원 일할 맛 나겠나", "야근비 없고 심지어 주말 출근은 과장급 이상부터 교통비 명목 8만원이 끝이다", "출퇴근 근태 안찍고 일하는게 자연스러운 회사", "현대오토에버에 대학동기들만 4명인데 맨날 재택하고 5시 칼퇴하더라. 역시 회사는 팀바팀(팀마다 다름), 사바사(회사마다 다름)..." 등 다양한 의견들이 달렸다.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차그룹 계열사로 지난 2019년 3월 코스피에 상장한 업체다. 2000년 4월 10일에 설립됐으며, 지난 4월 현대자동차그룹 내 IT 계열사 현대엠엔소프트, 현대오트론이 합쳐져 새로 출범했다.  

정보시스템에 관한 기획(IT 컨설팅)에서부터 구축, 운영, 유지보수까지 전 과정을 수행하는 IT 서비스업으로 이뤄진 IT 서비스 부문과 차량 SW 플랫폼, 내비게이션 SW 등을 포함한 차량용 SW 부문 등 두가지를 메인 사업으로 두고 있다. 

2019년, 2020년 2년 연속 매출 1조5000억원, 영업이익 800억원 대를 기록했다가 올해에는 매출 2조, 영업이익 1200억원 대로 실적 측면에서 성장세를 타고 있다. 직원 수는 올해 6월 기준 3368명이며, 평균 연봉은 지난해 말 기준 8100만원이다.

최근 현대오토에버 서정식 대표는 앞으로 차량 소프트웨어(SW) 분야 무선 업데이트(OTA) 등 구독 사업 분야 매출을 연평균 18%씩 늘려 2026년까지 매출 3조6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오토에버는 올해에만 500여명의 공격적인 개발 인력을 채용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회사 성장 과정에서 기존 직원들의 혹사 논란이 일면서 직원들 처우개선에 노력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특히 주 52시간을 훌쩍 넘기는 무리한 근태시스템이 사실이라면 고용노동부 신고시 대표이사가 고발조치 당하는 중대한 사안에 해당된다. 

한편, 이와 관련 현대오토에버 관계자는 "근로시간 준수를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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