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은행 CI.
각 은행 CI.

코로나19로 인해 하늘길은 좁아졌지만, 국내 은행들의 해외 진출은 더욱 가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특히 동남아 시장 진출은 오히려 지금이 기회라는 분위기다.


급수 올라간 인도네시아…법인장으로 ‘믿을맨’ 배치


국내 금융지주회사가 주목하고 있는 곳은 인도네시아 금융시장이다.

2~3년 전부터 주요 은행은 직접 지점을 세우거나 현지 은행을 인수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발을 담갔다.

그러나 최근에는 글로벌총괄 임원을 보내며 더욱 고삐를 죄는 모습이다.

우리은행은 올 초 황규순 글로벌그룹장을 인도네시아 법인장으로 보냈다.

우리은행의 경우 미국, 중국 등 점포가 많은 법인만 부행장급 인사를 보내왔다. 그러나 인도네시아도 핵심 지역으로 떠오른 만큼 무게감 있는 인사가 필요하단 판단을 내린 것이다.

실제 황규순 법인장은 지난해 글로벌그룹장에 올라 1년 동안 해외사업을 진두지휘했다. 임원에 오른 지 1년밖에 안 돼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오히려 인도네시아 금융시장을 공략하라는 더욱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았다.

우리은행 내에서 황규순 법인장은 해외시장 개척자란 평가를 받고 있다. 2006년 베트남 호치민 개점 멤버로 참여하며 현재 영업 기틀을 마련하는 데 일조한 경험이 있다.

국민은행도 인도네시아 KB부코핀은행장으로 최창수 전무를 보냈다. 그동안 최창수 법인장은 은행과 보험사에서 해외사업본부를 총괄해 왔다.

부코핀은행을 인수하는 과정에서도 직접 진두지휘하며 경영권을 확보하는 데 큰 역할을 담당했다. 최근까지 갈등을 빚었던 2대 주주와 해결도 최 법인장이 조율한 덕분이다.

최창수 법인장 역시 어깨가 무겁다. 국민은행은 부코핀은행의 세 번째 유상증자를 검토 중이다.

2020년 두 차례 유상증자를 진행하며 지분율을 22%에서 67%에서 끌어올렸는데 이번 증자는 현지 영업 확대를 위한 자금지원인 셈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동남아 중에서 인도네시아 시장이 중요해졌다. 이로 인해 본부장급 임원보다 부행장급 임원을 보내 핵심 사업을 곧바로 전개할 수 있도록 힘을 싣고 있다”고 말했다.


타깃은 대출 시장…예대마진 5% 이상 기대


국내 은행이 한국계 기업들의 생산설비가 많은 베트남보다 인도네시아를 주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금융회사가 더 먹을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대출 시장에선 수익이 분명해 보인다.

2021년 5월 기준 인도네시아 평균 대출금리는 약 9.62%에 달한다. 기업대출 역시 8.17%로 우리나라보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다.

반면 예금금리는 평균 약 3.5%에 불과해 예대마진은 5% 이상 남길 수 있다.

마이크로 시장의 대출금리는 더 놓은 상황이다. 마이크로 대출금리는 평균 11.66%로 형성돼 있다.

2020년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5차례나 금리를 인하했지만 3.75%의 기준금리는 선진국 대비 매력적인 투자처로 인식되고 있어 글로벌 자금 유입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은행의 영업 방향은 현지인에 맞춰져 있다. 인도네시아가 섬으로 나눠 있어 인프라에 한계가 있지만, 우리나라의 모바일뱅킹 기술력으로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나은행이 모바일 플랫폼인 라인과 함께 라인뱅크를 설립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인도네시아의 인터넷보급율은 75%, 스마트폰 보급률도 60%에 달한다. 반면 은행계좌 보유율은 40%에 불과해 모바일뱅킹을 통한 시장 침투가 가능하다.

라인뱅크는 비대면 실명확인을 통한 계좌개설부터 정기예금, 직불카드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일단 수신 서비스 중심으로 영업을 전개하지만 곧 대출상품, 대출 관련 제휴도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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