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e커머스) 시장 재편 열쇠를 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롯데와 신세계가 맞붙었다. 이베이 측의 매각 예상 비용이 3~5조 원대로 예상되는 가운데 업계에선 경쟁에서 이겨도 승리를 위해 과도한 비용을 치르게 되면 후유증을 겪는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우선협상대상자가 이르면 이번 주 중 결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통업계 맞수인 롯데그룹(롯데쇼핑)과 신세계그룹(이마트) 2파전으로 압축됐다.

롯데쇼핑과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지난 7일 오전 이베이코리아 인수가격을 적은 본 입찰서를 제출했다. 이베이 측의 매각 희망가격은 5조원 이상으로 알려졌지만, 인수 후보자인 롯데와 신세계가 3~4조원대의 인수 가격을 써낸 것으로 전해진다.

G마켓과 옥션, G9를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통계청이 집계한 2020년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 161조원을 기준으로 시장점유율 12%로 추산된다. 네이버(18%)·쿠팡(13%)에 이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3위 사업자다. 롯데쇼핑이 운영하는 롯데온과 이마트의 온라인 플랫폼 SSG닷컴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5%, 3%로 한자릿수 수준에 불과하다.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는 업체는 단숨에 국내 이머커스 업계의 '빅3'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이커머스 시장규모는 2018년 113조 3000억원, 2019년 136조 6000억원, 2020년 159조 4000억원으로 매년 두자릿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온라인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일각에선 큰돈을 들여 인수했다가 재무 상태가 악화하는 이른바 '승자의 저주'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미국 본사가 요구하는 매각가는 5조원 수준이다. 매각 추산 가격은 이베이코리아의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 1500억원의 30배에 달한다.

30년을 영업해야 투자한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베이코리아의 영업이익이 갈수록 감소하고 있고 몸값이 비싸다는 점을 고려할 때 수조원의 비용을 들여 사들이는 건 기업에 부담될 수 있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인수 후에도 추가 투자가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베이코리아는 거래 중개만 하는 오픈마켓플랫폼으로 물류센터 역시 경기도 용인·동탄·인천 3곳뿐이라 사업 규모를 키우려면 추가 투자가 불가피하다.

2018년 기준 이베이코리아의 영업이익은 486억원이다. 이베이코리아가 매각 작업에 돌입하면서 2019년말부터 이베이코리아의 경영실적 공시 의무가 사라져 정확한 실적은 알 수 없으나 지난해 영업이익은 85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가 업계 빅3에 이름을 올리곤 있지만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상위사와의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며 "빅딜에 성공해도 위기에 휘말리면 현금유동성 문제로 휘청거릴 수 있는 승자의 저주가 재현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한편 이베이코리아는 롯데와 신세계의 인수가격을 포함한 양측 제안서 내용을 보고 이번 주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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