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환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 사진=삼성카드 홈페이지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 사진=삼성카드 홈페이지

"플랫폼과 데이터가 강한 회사를 만들겠다."

연임에 성공한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가 신년사에서 이런 구호를 내걸지만 정작 주변에선 물음표를 달고 있다. 앱 이용을 두고는 "불안정하다"라는 평가와 함께 시중은행과 협업 움직임에는 구태여 은행권에서 발 벗고 나설 이유가 없다는 냉정한 목소리가 나왔다.

2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디지털과 데이터 역량 기반의 카드사로 변화'를 강조했지만 그 성과를 놓고는 의문부호가 달렸다. 김 대표가 디지털 전환으로 실적 반등을 노리겠다는 밑그림을 그렸지만 구체성이 부족하고 방향성이 엇나갔다는 지적이다.

특히 김 대표의 야심작인 '모니모'를 두고 이런 평가가 지배적이다.

2022년 4월 출시한 모니모는 출시 당시 안드로이드 인기 앱 순위 1위에 오르며 크게 주목받았다. 고객 동의를 받으면 모니모 앱에서 삼성금융 계열사 정보를 한눈에 본다는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모니모가 별다른 차별점을 내놓지 못하면서 김대환 대표의 디지털 전환 첫 단추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뒷말이 나왔다. 실제로 앱 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모니모의 지난 2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82만7083명에 그쳤다.

 2월 신한카드·현대카드·삼성카드·KB국민카드·롯데카드 월간활성이용자수. 사진=문제민 기자
2월 (신한카드·현대카드·삼성카드·KB국민카드·롯데카드) 앱 월간활성이용자수. 사진=문제민 기자

이 수치는 카드업계만 놓고 보면 최하위권이다. 특히 삼성카드가 신용판매액에서 2위 자리를 내준 현대카드가 기록한 471만8874명과 비교하면 3분의 2수준이다.

아울러 신한카드(584만8220명)와 KB국민카드(510만6051명) 대비 절반 수준이고 롯데카드(379만2380명)와는 100만명가량 차이로 밀렸다.

결과가 이러한 가운데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모니모의 내부 접근성 등을 불편함으로 꼽았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모니모에 접근할 때 아직도 불안정 요인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는 모니모가 활성 회원 수를 끌어올리지 못하는 여러 이유 중 하나로 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들리는 얘기로는 다른 금융사도 자체 앱 통합과 고도화 과정에서 모니모의 이런 불안정성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참고한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모니모가 주춤하는 가운데 김대환 대표는 스타트업과 협업을 강조하며 반전을 노리고 있지만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이른바 '히든 카드'로 꼽히는 시중은행과 협업을 통한 '모니모 키우기' 역시 거론되는데 성과에는 물음표가 달린다는 평가다.

실제로 모니모의 시중은행 협업 움직임은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자체 앱 개발에 집중하면서 한 발 뒤로 밀렸다.

설상가상 참여에 나선 KB국민은행은 이미 금융사 최초 1100만 MAU를 기록한 'KB스타뱅킹'을 보유하고 있어 모니모와 접점을 넓힐 이유가 부족하다. 하나금융도 은행·증권·카드·캐피탈·보험 등 주요 계열사 핵심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는 '하나원큐'를 이미 가지고 있어 얼마나 모니모에 적극적일지 의문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삼성카드가 시중은행과 협업해 모니모 이용자 확대를 도모하는 것으로 본다"면서도 "이미 시중은행마다 디지털 앱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스스로의 불안정성을 해결하고 협업이 더 필요한 이유를 어필하는 게 먼저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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