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건전성 지표·배당성향. 사진=NH투자증권
삼성카드 건전성 지표·배당성향. 사진=NH투자증권

삼성카드가 배당금을 동결하면서 금융당국과 마찰이 우려된다. 금융당국은 과도한 배당을 자제하고 손실 흡수 능력을 확충할 것을 강조했는데 삼성카드는 건전성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도 '고배당' 성향을 고수해서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지난 20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재무제표와 이익배당을 승인했다. 배당금은 약 2668억원으로 주당배당금은 2500원이다. 지난해와 동일한 배당 규모다.

시가배당률과 배당성향, 연결기준 주당순이익은 소폭 상승했다. 시가배당률은 7.8%로 전년대비 0.2%p, 배당성향은 43.8%로 0.9%p 올랐고 연결기준 주당순이익은 5711원으로 24원 증가했다. 반대로 다른 카드 6개사(신한·삼성·국민·롯데·우리·하나) 배당성향 평균은 33%다. 삼성카드와 비교하면 10%p 수준 낮다.

특히 문제는 삼성카드의 배당 정책이 금융당국 기조와 엇갈린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초 카드업계가 실적 악화에도 배당금을 늘리자 결산 검사에 나섰다. 이에 일부 카드사들은 배당성향을 절반 수준으로 축소했다. 삼성카드와 달리 확실한 움직임으로 금융당국 방침에는 호응한 셈이다.

금융당국은 최근까지도 금융권 전반을 향해 과도한 배당을 자제하고 손실 흡수 능력을 확충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올해 초 금융사들을 향해 "손실 인식을 회피하면서 남는 재원을 배당·성과급으로 사용하는 금융회사에는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난해 삼성카드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4.6%와 2.1% 줄었다. 그런데도 배당금은 동결하는 다른 카드사와 다른 길을 걸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최근 밸류업 정책으로 기조가 바뀌긴 했지만 금융당국 당부는 건전성과 연결된 문제"라면서 "(삼성카드는) 건전성 회복 시그널이 뚜렷하지 않은데 배당 매력만으로 투자자들을 끌어모아 배당락일에 주가가 급락한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삼성카드 배당기준일은 지난 27일이다. 26일 종가는 3만9250원으로 전일 대비 5.4%가 빠졌고 28일에는 3만8450원까지 하락했다.

삼성카드의 건전성 지표 회복 시점도 뒤로 밀리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해 4분기 연체율은 1.17%로 직전분기 대비 0.11%p 올랐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비율은 0.95%로 0.11%p 증가했고 요주의채권비중도 3.3%로 0.5%p 상승했다. 정부와 금융위가 약 300만명에 대한 대출 원리금 연체 기록을 삭제하는 신용사면 정책을 시작하면서 리스크 관리는 더 어려워졌다.

이와 관련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취약차주에 대한 워크아웃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원리금 상환이 유예되고 있다"며 "부실자산 처리가 실적에 반영되는 시점이 이연되고 있어 이익이 실질적으로 개선되지 않았고, 보유 채권 건전성에 대한 부담이 지속됨에는 변함이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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