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 사진=케이뱅크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 사진=케이뱅크

케이뱅크의 주요 임원 인사가 감감 무소식이다. 곳간을 책임지는 최고재무책임자(CFO) 자리엔 KT 비서실 출신인 양춘식 전무가 합류하면서 또 다시 낙하산 인사 잡음이 일고 있다. 연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최우형 행장 체제가 제대로 힘을 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이유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케이뱅크의 주요 임원직은 여전히 공석으로 남아 있다. 경영기획본부장(CSO)을 비롯해 인사부문(P&O)책임자, 재무관리실장 인사가 여전히 물음표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IPO 도전에 실패하면서 인적쇄신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서호성 전 행장이 물러나면서 주요 임원 교체 신호탄은 나온 상황이다. 서 전 행장이 영입했던 김기덕·한진봉·권영종 전무는 연달아 케이뱅크를 떠났다. 

최우형 행장 체제 발표 이후 사실상 외부에서 영입된 임원은 전만풍 전무(준법감시실장) 뿐이다. 전 전무는 금감원 출신으로 금융 정책 등을 담당했다. 이후 바른 법무법인, 태평양 법무법인을 거치는 등 법률 부문에서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는 후문이다. 

다만 여전히 KT를 중심으로 한 임원인사가 이어지고 있어 최우형호가 제대로 힘을 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장민 전무는 KT CFO로 이동했는데, 다시금 케이뱅크의 비상무이사로 합류한 상황이다. 장 전무의 이동은 KT 측 인사로 최 행장이 원하는 인사와는 거리가 있을 것이라는 업계 해석이 뒤따르고 있다. 

KT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은 최근 양춘식 전 KT스카이라이프 대표가 케이뱅크 CFO로 자리를 옮기면서 설득력을 더했다. 양 전무는 장 전무와 마찬가지로 KT 비서실 출신이다. 2018년 KT 비서실2담당 마스터PM 등을 역임했고 2020년부터 KT스카이라이프 경영기획본부장, 경영서비스본부장, 2021~2022년 CFO를 지낸 후 2023년 최고경영자(CEO)로 올라섰다.

양 전무는 KT스카이라이프를 이끌 당시에도 잡음이 나왔던 인물이다. HCN(구 현대HCN) 인수 당시 무리한 인수합병(M&A)라는 내부 지적이 있었다.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해 연결기준 순손실이 1095억원으로 적자 전환했고, 최근에는 모 사업팀이 자전거래 등 불공정거래를 벌였다는 의혹도 나오는 등 경영 능력에 물음표도 뒤따르고 있다.

특히 2022년 KT스카이라이프의 당기순이익이 231억원으로 전년대비 63% 가량 감소했음에도 연 배당금을 167억원으로 고정해 논란이 일었다. KT스카이라이프의 지배구조상 배당금의 50%는 KT가 챙겨간다. 지난해 24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결정 역시 KT의 요구가 있었다는 후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케이뱅크 인사 물갈이의 명분은 IPO 도전 실패에 있지만 사실상 KT 낙하산 인사가 아직도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며 "곳간을 책임지는 CFO도 KT 사람이고 CSO도 여전히 공석인 상황에서 최 행장이 IPO를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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