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케이뱅크 제공
사진=케이뱅크 제공

케이뱅크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지배구조 개선 기대감이 감지되고 있다. 그간 낙하산 인사로 몸살을 앓아온 만큼 재정 건전성과 함께 지배구조 건전성도 개선할 수 있다는 기대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해 12월 최우형 행장을 공식 선임했다. 최 행장은 행장과 함께 이사회 의장도 담당한다.

케이뱅크는 2017년 출범 이후 꾸준히 행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아왔다. 이사회 의장은 통상적으로 최고 권력 견제를 위해 각기 최고경영자(CEO)와 다른 인물이 맡는다. 한국ESG기준원 역시 감독 기능을 위해 대기업의 경우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선임을 권고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3월 이사회 운영 소홀과 내부통제 운영 부실 등으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경영유의 조치를 받았다. 케이뱅크는 경영 효율성을 위해 행장이 이사회 의장을 함께 한다고 설명했다.

케이뱅크가 인사 관련 내부 통제 지적을 받은 건 처음이 아니다. 출범 직후부터 낙하산 인사 논란을 겪었다. 당시 임원 8명 중 3명이 KT 비서실 출신으로 꾸려지면서 "금융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내부 불만이 불거졌다.

지난 2021년 케이뱅크에 합류한 장민 경영기획본부장(CSO)도 마찬가지다. 작년 11월 KT 최고경영책임자(CFO)로 자리를 옮겼으나 한 달도 되지 않아 비상무이사로 다시 케이뱅크에 합류했다.

장 이사 후임으로는 양준식 전 KT스카이라이프 대표이사가 내정됐다. 양 전 대표는 CSO와 최고재무책임자(CFO) 자리를 겸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 이사와 양 전 대표는 모두 KT 비서실 출신이다.

장 이사는 승진 때문에 KT로 이적했지만 2022년 당시 IPO를 경험한 만큼 케이뱅크도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인사가 필요해 장 이사를 사외이사에 앉힌 것으로 보인다.

사외이사를 두고도 낙하산 논란이 일었다. 2018년 케이뱅크는 사외이사 6명 중 5명을 같은 시기에 교체하면서 경영 안정성을 해친다는 우려를 받았다. 이는 2년 임기 만료에 따른 교체라고 케이뱅크는 밝혔으나 일반적으로 사외이사를 같은 시기에 대규모 교체하는 선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금융사지배구조법 개정안 역시 사외이사 전원의 임기가 동시 만료되지 않아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당시 임기가 만료된 기존 사외이사와 신규 선임 사외이사 대부분은 우리은행·한화생명·GS리테일 등 주주사에 몸담은 경력이 있어 낙하산 논란은 더욱 거셌다.

다만 이는 현재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3월 새로 선임된 케이뱅크 사내·사내이사 4명 중 3명은 케이뱅크 주주사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이동건 케이뱅크 선임 사외이사는 우리금융지주 부사장과 우리은행 수석부행장을 맡았고 조규상 이사는 NH투자증권 운용사업부 대표 출신이다.

재선임된 이헌구 이사는 NH농협은행 투자금융부장을 역임한 바 있어 NH투자증권과 이해관계에 있다.

유일하게 금융권 출신이 아닌 오인서 이사는 전 수원고등검찰청 검사장 출신이다. KT는 지난 2년간 국내 대기업 그룹 중 검사 출신 인사가 가장 많이 취업한 곳으로 꼽혔다.

일반적으로 투자사 임직원은 기업 경영 조언을 위해 겸직과 임기에 제한이 없는 기타비상무이사로 참여한다. 현재 투자사 임직원 중 케이뱅크 기타비상무이사로 재직 중인 경우는 김영우 KT 그룹경영실장과 조일 비씨카드 전무 등 2명이다.

케이뱅크는 지배구조내부규범에 '사외이사가 재임하기 위해서는 사외이사 평가 결과 해당 사외이사 업무수행 능력이 우수하다는 점이 입증되어야한다'고 규정해 뒀다.

케이뱅크는 2022년 재직한 사외이사 8명의 △전문성 △참여도 △윤리성·충실성 3개 항목에 모두 '우수' 등급을 부여했다. 자체평가 변별력이 두드러지지 않는 만큼 사외이사 자리가 주주사 나눠먹기라는 지적도 존재한다.

인사 문제로 여러 차례 고초를 겪은 케이뱅크는 서호성 전 행장을 이을 차기 후보를 찾는 데도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은행 특성상 금융은 물론 IT에도 정통한 후보가 필요했으나 대부분 후보군 제의를 고사했다는 후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은행 쪽으로 강점이 두드러지지 않고 기업공개라는 미션이 걸림돌"이라며 "사내 문화 자체가 다른 인뱅보다 수직적인 것도 아쉬운 요소였던 걸로 안다"고 귀띔했다.

저작권자 © 뉴스저널리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