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허성무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대표이사, 조병규 우리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주현 금융위원장,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이재근 국민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이석용 농협은행장이 협약 체결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은행연합회
(왼쪽부터)허성무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대표이사, 조병규 우리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주현 금융위원장,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이재근 국민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이석용 농협은행장이 협약 체결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은행연합회

금융당국이 시중은행과 기업금융지원에 나선다. 은행권 공동 민생금융지원 방안에 이어 기업 지원에도 시중은행이 동참하면서 다시금 관치금융 논란이 제기된다.

은행은 기업 지원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건전성이나 수익성 측면에서는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전날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조용병 은행연합회장과 5대(KB·신한·우리·하나·NH)은행, KDB산업은행, IBK기업은행장과 만나 중견기업 전용펀드 조성을 위한 '맞춤형 기업금융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5대 은행은 이번 기업금융 지원에 약 20조원을 투입한다. 먼저 △신성장 진출 중견기업 저리 대출·신산업 진출 중소기업 우대 금리 대출에 각 1조원씩 총 10조원 △기업 정상화 및 재기지원 프로그램 5조원 △경영애로 중소기업 금리인하 프로그램 3조원 △중견기업 전용펀드 각 5000억원씩 총 2조5000억원 △회사채 발행 지원 1조8000억원 등이다.

여기에 더해 진행하는 2조3000억원 규모 성장 사다리 프로그램, 금리인하 특별 프로그램과 저리 대출은 각각 보증기관 및 산업은행, 기업은행과 함께 진행한다.

당국은 그간 여러 차례 은행 이자이익이 과도하다며 사회 공헌을 요구해 왔다. 이에 은행권은 올해 초 자영업자·소상공인 대상 이자 환급을 주요 내용으로 한 '민생금금융지원 방안'을 2조원 규모로 꾸렸다.

이는 은행권이 사회공헌에 내놓은 금액으로는 역대 최대로 이자이익 사용 방안을 두고 당국 압박이 있었던 만큼 관치 금융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그럼에도 시중은행은 이자 환급이 채 마무리 되기도 전에 다시금 당국과 기업 대상 상생 금융에 나선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번 방안은 민관이 함께 협심해 나온 결과물"이라며 시중은행의 적극적인 참여를 치하했다. 이어 "향후에도 민간은행이 기업금융을 보다 적극적으로 취급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 및 인프라 확충 노력도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기업대출은 가계대출 총량 규제 이후 은행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했다. 하나은행은 2022년 하반기 기업대출을 크게 늘리며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을 제치고 리딩뱅크 자리를 차지했다. 2023년 역시 기업대출 상승률 11.9%를 기록하며 은행 순익 1위를 굳건히했다.

올해 '당기순이익 1등'을 목표로 세운 우리은행도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강조하며 대기업 대출 여신 점유율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시중은행은 대기업 대출뿐만 아니라 우량 기업을 선별해 중소기업 대출 확대에도 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이번 기업금융 지원 방안은 당국과 함께 큰 금액을 투입하고 정책 성격상 리스크가 커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안정을 위해 협력이 필요하다는 취지는 인정한다"면서도 "이익보다도 건전성 부분에서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과 동반 성장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고 당국 기조에 따라 방향성은 조정할 수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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