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성 하나카드 대표. 사진=하나카드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 사진=하나카드

'모두 하나'를 강조하며 기초 다지기에 나선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가 트래블로그카드와 원더카드 흥행 돌풍을 무기로 카드업계 지각 변동을 예고했다.

지난해 4분기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극찬한 트래블로그를 바탕으로 경쟁자로 분류되는 우리카드를 앞질렀는데 올해는 수익성 개선까지 내다보는 분위기다.

1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지난달 31일 하나금융지주 경영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누적 당기순이익 171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2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소폭의 순이익 감소지만 순위권 다툼을 하는 우리카드(1120억원)와 비교하면 오히려 앞선 수치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만 비교해보면 437억원으로 2022년 같은 기간 264억원 대비 65.5% 증가했다"며 "분기별 추이로도 안정적인 우상향 추세"라고 설명했다.

하나카드의 반등 분위기는 이호성 대표의 야심작인 트래블로그와 원더카드가 밑바탕이 됐다는 평가다.

트래블로그카드는 2022년 7월 출시한 이후 500일만인 지난해 12월 300만을 돌파하며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렸다.

발급 실적뿐만 아니라 환전 규모도 출시 18개월 만에 1조원을 넘어섰고 해외 체크카드 분야에서도 10개월 연속 카드 점유율 1위에 올랐다.

트래블로그와 더불어 원더카드 성과도 눈부셨다. 원더카드는 출시 1년 만에 50만매를 돌파했다. 카드사 본업인 신용판매를 핵심으로 하면서 트래블로그의 약점인 수익성까지 보완하는 효자 노릇을 했다.

하나카드 내부 분위기를 종합하면 내친김에 롯데카드를 제치고 5위로 올라서겠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호성 대표 취임 2년 차를 맞아 트래블로그와 원더카드 흥행을 이어가면서 수익성과 건전성을 전부 잡겠다는 야심이 읽힌다.

다만 체크카드 위주로 운영된 트래블로그카드는 지난해 트래블로그 신용카드를 출시했어도 체크카드 사용량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체크카드가 신용카드보다 수수료율이 낮은점에 비춰볼때 수익성은 해결 과제다.

건전성 역시 아직은 갈 길이 멀다는 냉정한 평가가 대다수다. 하나카드의 지난해 말 연체율은 1.67%로 연간 0.69%p 상승했는데 이는 전업 카드사 가운데 가장 큰 폭이다. 같은 기간 대손충당금 규모는 3511억원을 기록하며 1년 사이 60%가 늘었다.

대손충당금은 연체 상황과 회수가 불가능한 채권을 기준으로 자본잠식을 막기 위해 금융당국이 정한 비율에 따라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한다. 카드사의 연체율이 높을수록 충당금이 증가하는 구조다.

하나카드는 공격적인 영업으로 이를 극복하겠다는 청사진을 내걸었다.

하나은행 영남 영업그룹장 전무와 영업그룹장 부행장을 거치며 하나금융그룹 내뿐만 아니라 자타공인 '영업 전문가'로 꼽히는 이호성 대표가 선봉장이다.

이호성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통한 효율 개선과 수익 다각화는 더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너무나 중요하다"며 "본업 기반을 착실히 강화하면서 신사업을 함께 성장시킨다면 하나카드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이뤄 이익 총량을 확대하고 외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튼튼한 체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영업 전문가로 불린 이호성 대표 부임 이후 하나카드의 실적 개선을 뚜렷하다"며 "올해 공격적인 영업을 전면에 내건 만큼 트래블로그 성과를 바탕으로 확실한 분위기 반전을 선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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