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교보라이프플래닛
신중현 교보라이프플래닛 실장. 사진=교보라이프플래닛

교보생명이 경영 승계 준비 과정에서 3세 경영진의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자회사 실적과 지주사 전환 일정 등이 조정되면서 전반적인 구조 재정비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창재 회장의 차남 신중현 교보라이프플래닛(교보라플) 디지털전략실장은 올해 하반기부터 교보생명 글로벌제휴담당을 겸직하고 있다. 장남 신중하 상무도 인공지능활용·고객의소리데이터담당과 그룹경영전략 업무를 함께 맡으며 본사 중심의 경영 경험을 쌓고 있다.

신중하 상무는 2015년 KCA손해사정 입사를 시작으로 교보정보통신(현 교보DTS) 등 IT·데이터 계열사에서 근무하며 경력을 쌓았다. 이후 경영학 석사 과정을 마친 뒤 2022년 본사로 이동해 그룹데이터전략팀장으로서 계열사 고객 데이터 통합 작업을 추진했다.

신중현 실장은 2020년 교보라플에 합류해 디지털전략실을 이끌며 AWS 협업, 고객 데이터 분석 등 디지털 기반 구축 업무를 담당해왔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교보라플 업무를 지속하면서 교보생명의 글로벌 제휴 역할도 함께 맡고 있다.

교보라플의 실적 부문은 여전히 개선 과제로 남아 있다. 이 회사는 2013년 이후 적자가 이어지고 있으며 누적 적자는 2000억원을 넘어섰다. 올해 3분기 기준 누적 순손실도 85억원 수준이다. 교보생명은 설립 자본금 이후 7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약 3650억원을 지원해 왔으나 실적 반등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관련 교보생명 관계자는 "기존 유상증자 외에 추가로 확정된 지원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지주사 전환 일정도 조정됐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말 추진하려던 지주사 전환 작업을 올해로 늦췄다가 다시 내년 말로 목표 시점을 변경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실무단에서 검토는 진행 중이나 이사회 일정 등 구체적인 절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IMM PE와의 풋옵션 관련 사안, SBI저축은행 인수 진행 등 여러 요인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에서는 자회사 실적 부담도 일정 조정 요인 중 하나로 거론된다. 현재 신중하·신중현 형제가 교보생명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만큼 지주사 전환은 향후 지분 확보 과정에서 활용될 수 있는 구조라는 분석이 나온다.

해외 사업도 중장기적 과제로 남아 있다. 삼성생명·한화생명 등이 해외 시장에서 수익 기반을 확대하는 가운데 교보생명은 미얀마 진출 무산 이후 뚜렷한 신규 해외 성과를 내지 못했다. 글로벌제휴담당 신설을 통해 전략을 보완하겠다는 계획이지만 해외 사업 특성상 단기간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디지털보험사 시장 전반이 쉽지 않은 환경에 있었다"며 "해외 협력 확대도 단계별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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