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플러스 일산점 외벽에 '고별전', '마지막 세일' 문구가 걸렸지만 본사는 "본사 주도 행사가 아니다"라며 발을 뺐다. 브랜드 로고가 선명한 현수막은 소비자에게 '폐점 세일'로 비춰졌고 본사와 현장의 엇갈린 메시지가 홈플러스의 이면을 드러냈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일산점을 포함한 일부 매장은 현재 폐점이 잠정 보류된 상태다. 이는 지난 9월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더불어민주당과 비공개 협의를 가진 뒤 정치권 요청에 따라 폐점 결정을 미루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매각 협상이 진행 중인 만큼 최종 인수자가 점포 운영 여부를 다시 결정하게 될 전망이다.
이번 고별전은 폐점이 확정된 시점에 협력업체와 이미 계약이 체결돼 이후 보류 결정이 내려진 뒤에도 일방적으로 취소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고별전은 본사 주도 행사가 아닌 입점 브랜드의 개별 행사일 뿐"이라며 "부착된 전단지는 홈플러스 일산점의 폐점 결정이 잠정 보류되기 이전에 제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산점은 현재 폐점 대상에서 제외된 상태"라며 "고별전은 일부 브랜드들이 자체적으로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식품관과 주요 매장은 정상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서는 매장 외벽에 '홈플러스' 로고가 함께 노출된 만큼 소비자 혼란에 대한 책임에서 본사가 자유롭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홈플러스라는 이름이 내걸린 공간에서 고별전 문구가 함께 등장하는 것은 브랜드 메시지 관리의 허점을 드러낸다는 이유에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외형상 '폐점 세일'로 비칠 수 있는 상황은 자칫 소비자 혼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폐점이 유예됐음에도 '마지막 세일'이라는 문구가 그대로 걸리면서 매장을 찾은 일부 고객이 실제 영업 종료로 착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각 협상과 별개로 본사와 협력업체 간의 커뮤니케이션 구조가 명확히 정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지적에 홈플러스 관계자는 "고별전은 행사 주체가 사용한 홍보 문구일 뿐 매장 폐점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며 "다만 그런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홈플러스는 기업회생 절차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매각 절차를 병행하고 있다. 최근 공개입찰에서 일부 기업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고 주관사 삼일회계법인이 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영업 정상화를 유지하면서 매각이 안정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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